대한전선, 극동건설 실패? 오히려 약됐다

대한전선, 극동건설 실패? 오히려 약됐다

김진형 기자
2008.04.07 08:32

6600억 짜리 극동건설 포기..800억에 남광토건 패키지 인수

지난해 극동건설 인수에 실패했던대한전선(28,850원 ▼1,200 -3.99%)이 1년도 안돼 극동건설에 맞먹는 월척을 낚았다. 남광토건이다. 남광토건은 2007년 시공능력순위 40위다. 극동건설(33위)과 큰 차이가 없다. 가격은 훨씬 싸다. 6600억원에 달했던 극동건설에 비해 남광토건 인수에는 약 800억원 밖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남광토건 M&A는 알덱스, 온세텔레콤, 대경기계기술까지 묶인 패키지다. 한마디로 대한전선에게는 종합선물세트다.

◆극동건설 포기에서 남광토건 인수까지= 전선사업이 자재부터 건설 등 전체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대한전선은 건설사가 필요했다. 마침 지난해 6월 론스타가 극동건설을 매물로 내놨다. 내부적으로 4000억원까지는 쓸 각오를 했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격은 치솟았다. 론스타는 매칭 기회(다른 입찰자가 쓴 가격에 대해 한번 더 가격을 쓸 기회)를 줬지만 대한전선은 포기했다. 극동건설은 6600억원에 웅진그룹에 넘어갔다.

대한전선은 결국 지난해 10월 시공능력 순위 99위의 명지건설을 인수, 건설사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을 감당하기에 명지건설의 역량은 부족했다. 때마침 대경기계를 인수하면서 알덱스라는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알덱스는 남광토건의 최대주주였다. 대한전선은 남공토건이 아니라 알덱스 인수에 나섰다. 남광토건 자체를 입찰에 부치더라도 알덱스의 최대주주들이 쥘 수 있는 돈은 크지 않은만큼 알덱스 지분에 프리미엄을 얹어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대한전선 고위 관계자는 "남광토건 자체가 매물로 나왔다면 과거 극동건설 이상의 금액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알덱스의 최대주주들이 많은 개발자산을 보유한 대한전선이 운영하는 것이 남광토건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종합선물세트, 어떻게 활용할까= 대한전선은 남광토건의 최대주주인 알덱스를 인수했다. 알덱스를 인수하면서 남광토건만이 아니라 알덱스의 자회사인 온세텔레콤도 딸려왔다. 대한전선은 또 이미 26.54%의 지분을 갖고 있던 대경기계의 확실한 1대 주주가 됐다. 남광토건이 대경기계 지분 25.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전선은 이 회사들을 어떻게 활용할까.

먼저 남광토건. 대한전선은 당분간 건설업을 남광토건과 명지건설의 투톱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남광토건은 대형사업을 위주로, 명지건설은 소형 사업을 벌이면서 역량을 키우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명지건설은 일단 정상화시키는게 목표"라며 "정상화를 위한 수순을 제일 먼저 밟고 외부 수주도 하면서 차츰 키워갈 것"라고 말했다.

다음 대경기계. 대경기계는 열교환기 부문 세계 1위 업체다. 대한전선은 자체 전력 및 통신 분야와 대경기계의 플랜트 기술력, 남광토건의 건설시공 능력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덱스는 제철소의 제강공정에서 산소제거용으로 투입하는 탈산제를 생산하는 회사로 전량을 포스코에 납품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알루미늄 압연 제조회사인 노벨리스코리아(대한전선과 노벨리스의 합작사)와 알덱스의 협력관계를 모색할 계획이다.

마지막 온세텔레콤. 대한전선은 우선 온세텔레콤을 정상화시킨 후 처리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온세텔레콤 지난해 약 4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남광토건에 대경기계 지분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게 대한전선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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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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