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MS 제휴는 정의선 사장 작품

현대차-MS 제휴는 정의선 사장 작품

이진우 기자
2008.05.0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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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장, 제휴 실질적 주도… 정몽구 회장도 2000년 첫 인연 '기틀'

↑ 현대·기아차는 지난 6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차량용 IT 및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분야의 협력을 골자로 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마틴 쏠 마이크로소프트 자동차 사업부문 본부장(왼쪽부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이현순 현대차 사장.
↑ 현대·기아차는 지난 6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차량용 IT 및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분야의 협력을 골자로 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마틴 쏠 마이크로소프트 자동차 사업부문 본부장(왼쪽부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이현순 현대차 사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빌 게이츠와의 인연을 살려 현대차ㆍ마이크로소프트의 IT 제휴를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빌 게이츠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도 지난 2000년부터 인연을 쌓아왔다. 현대차 부자의 2대에 걸친 노력이 현대차ㆍ마이크로소프트 제휴를 일궈낸 셈이다.

정 사장은 지난 6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현대·기아차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략적 제휴 계약 체결식에서 "이번 제휴는 현대·기아차가 IT와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당초 이날 계약체결 행사에는 빌 게이츠 회장이 직접 참석한다는 점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뜻밖에도' 정 사장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앞선 청와대 만찬에서 빌 게이츠 회장과 조우를 했기 때문에 협약체결식에는 회사의 또다른 얼굴인 정 사장이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과 빌 게이츠 회장은 이미 구면이다. 단순히 얼굴만 아는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사장과 빌 게이츠 회장의 인연은 2006년초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3월 사장으로 승진한 정 사장은 당시 '차세대 리더' 자격으로 다보스포럼에 처음 참석하면서 '글로벌 경영인'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빌 게이츠 회장과 인사를 나눈 것을 계기로 상당한 교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IT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정 사장은 특히 이같은 인연을 발판으로 현대·기아차와 MS간의 이번 전략적 제휴를 막후에서 실질적으로 주도해 왔다는게 현대차측의 전언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2006년 봄부터 약 2년여에 걸쳐 다양한 협력과제와 방안들을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 이는 양사의 전략적 제휴가 정 사장과 빌 게이츠 회장이 첫 인연을 맺은 2006년부터 본격화 됐음을 의미한다.

현대차의 다른 관계자도 "정 사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빌 게이츠 회장과 비공식 만남을 갖고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실무진들 역시 이를 토대로 단계적인 협력방안을 조율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회사가 협력의 첫 단계로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의 제휴를 맺은 것도 이 분야에 대한 정 사장의 안목과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번 전략적 제휴 체결식에 아버지인 정 회장을 대신한 '얼굴마담'으로서가 아니라 제휴를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한 최고위 경영진 자격으로 참석한 셈이다.

현대·기아차와 MS가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몽구 회장과 빌 게이츠 회장은 8년전인 2000년 6월 자동차 사업과 정보기술 사업 분야의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정 회장이 6일 저녁 청와대 만찬에서 "빌 게이츠 회장과는 2000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라며 남다른 친밀감을 나타낸 것도 이때 맺은 인연을 상기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두 회사는 차량 내 무선통신 및 컴퓨터를 활용해 교통과 기상, 여행 등과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에 현대·기아차와 MS가 맺은 전략적 제휴도 따지고 보면 이때부터 맺기 시작한 양사의 교류가 기본 바탕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월이 많이 흘러 제휴하는 기술의 내용이 훨씬 첨단화 됐을 뿐 협력의 기본 틀은 2000년 당시에 맺은 기술들과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와 MS간의 기술협력은 정 회장이 'IT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초를 닦아 놓은 뒤 아들인 정 사장이 그 뼈대를 완성하는 형태로 진행돼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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