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레벨업을 위한 필요조건
미증시가 상승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하루만에 상승세를 회복했고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운송지수는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CPI) 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된 데 따른 긍정적 반응이었다.
7일 연속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가던 국제유가(WTI)는 모처럼 하락했고 금값은 사흘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CRB 상품지수도 하락반전했다.
미달러는 강세를 유지했다. 엔/달러 환율이 105엔선을 넘어서는 등 달러인덱스가 이틀째 올랐고 미국채 수익률은 상승기조를 유지했다.
변동성(VIX)도 또 다시 연최저치를 경신했다.
'주가 상승-달러 강세-미국채 수익률 상승-상품가격 하락-변동성 하락' 등 대부분의 시장 가격 지표가 바람직한 조합을 나타냈다. 지난 4월말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마지막으로 인식하고 있는 금리 인하 조치 이후 시장이 원하는 방향 그대로 전개됐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썩 좋지만은 안다는 점을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다.
우선 미증시가 장후반 2시간동안 초반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했다. 다우지수는 1.25%에 이르던 상승폭이 0.52%로 낮아졌으며 S&P500지수도 1.22%까지 오르다가 +0.4%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1.33%까지 상승했다가 막판 2500선을 내주면서 하락세로 돌아서기까지 했다. 나스닥과 SOX 모두 200일 이평선과 볼린저 밴드 상단 돌파에 실패했다.
다우운송지수도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지만 5400선 저항선을 뚫지 못했다.
VIX는 오후 4시(현지시간)를 넘어 16.19%까지 급락한 뒤 1.5% 급반등했다.
핵심CPI가 0.1% 증가에 그쳤지만 미국 근로자의 물가 조정 후 주당 평균 소득은 0.5% 감소했다. 이는 소득이 물가 상승률에 뒤처진다는 뜻이며 향후 소비지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국제 유가에 대한 전망도 이젠 현실 인정쪽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유시장의 특징 중 하나인 공급과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과거에 비해서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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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의 가격탄력성이 1999년(94~99년까지 원유공급증가율/WTI 가격상승률) 1.34에서 현재(05~08년까지 원유공급증가율/WTI 가격상승률) 0.05 수준까지 하락했고, 수요의 가격탄력성도 동일 기간동안 1.74에서 0.05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원유 가격이 상승해도 수요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낮고, 공급량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당분간 유가 상승 기조는 유효할 것임을 시사한다.
그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수출가격에 전가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늘어나고 있지만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무역수지와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기업 수익성과 증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1800선으로 올라선 코스피지수가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면서 견고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탄탄한 기반이 조성된 것은 아니다.

전일 종가기준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47.7%를 차지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5월 평균상승률은 0.2%에 그치고 있다. 이는 코스피지수의 5월 상승률 1.0%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또한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의 상승률이 12.9%에 달하지만 반대로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의 하락률도 12.6%에 이르고 있는 등 종목별 편차도 심한 상태다(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
실적 모멘텀 소멸 이후 1850선의 강한 돌파를 견인할 수 있을 만한 후속 모멘텀을 찾지 못했고 향후 장세의 전망에 있어서도 엇갈리는 시각이 혼재하고 있기 때문에 시총 상위 종목 내에서도 천차만별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세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외국인의 지수선물 매매 프로그램 동향에 증시가 좌우되는 점도 부담이다.
인덱스펀드, 변액보험, 적립식 펀드 등이 증가하게 되면 매수 차익거래 잔고가 함께 증가할 수 밖에 없고, 프로그램 매매가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상최고치에 이르고 있는 매수차익거래 잔고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주장(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있지만 웩더독 현상이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다우와 S&P500 지수가 월고점을 넘기 전까지는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 재개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 증시 영향력이 큰 상태에서 뉴욕 증시가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외국인의 매수대응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 캐나다, 멕시코 등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증시가 있다는 것은 글로벌 증시 전반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환경이 충분하다는 뜻도 된다.
코스피증시에서는 전기전자 업종이 이같은 리딩 요소에 꼽힌다. 7600선을 돌파하면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코스피 지수가 한단계 레벨업 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