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백화점빠진 '백화점 혼잡료' 토론회

[현장+]백화점빠진 '백화점 혼잡료' 토론회

백진엽 기자
2008.05.21 11:50

'백화점 혼잡통행료 방안' 토론회 토론자에 유통업계는 제외

지난 20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열린 '서울 교통환경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유통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혼잡유발특별관리시설물 지정방안'과 '서울시 주차상한제 확대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혼잡유발특별관리시설물 지정방안'은 이른바 '백화점 혼잡통행료 제도'로 불리며 정부와 업계, 시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토론회는 특별한 반대 의견없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됐다. 그나마 백화점 혼잡통행료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은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박내선 서울시의회 입법조사관이 "같은 도로를 사용해 혼잡을 유발하는데 앞의 차는 백화점 옆 건물로 들어가서 통행료를 내지 않고 뒷차는 백화점으로 들어가 통행료를 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발언한 정도가 전부였다.

민감하고 반대도 많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왜 반대의견이 왜 없었을까.

이날 토론회의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사람들의 명단을 보면 이유를 추정할 수 있다. 지정토론자로 김순관 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김형철 경원대 교수, 강갑생 중앙일보 기자,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박내선 서울시의회 입법조사관, 이재림 한국운수산업연구원 원장, 임삼진 한양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른바 '백화점 혼잡통행료'에 대한 내용을 논의하면서 유통업계의 입장을 대변할 사람은 한명도 없었던 것. 토론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반대가 나오면 더 웃기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을 우려해서였는지 사회자인 김광식 서울교통환경포럼 회장은 토론을 시작하기 전에 "서울시 교통정책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장소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라 오해를 살 수도 있는데 오늘 토론회는 입법과정 절차에 속하지 않는 민간단체의 토론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과 지정토론자들은 토론 중간중간마다 "'혼잡유발특별관리시설물 지정방안'이 마치 백화점에게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정책으로만 비춰지는데 백화점은 일부일 뿐 사무빌딩 등 다른 건물도 많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을 자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도심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사례로는 주로 백화점의 세일기간을 들면서 마치 백화점이 교통 혼잡의 주범인 듯한 뉘앙스의 발표가 많았다. 이와 관련해 민 사무처장은 서울시가 백화점을 타깃으로 한 이유에 대해 "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청앞에서 백화점 세일때마다 시민들이 혼잡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의 주요 흐름이 ‘백화점 혼잡통행료가 주가 아니다’라면서 분위기는 백화점을 교통혼잡의 주범처럼 몰고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정작 토론회에는롯데쇼핑(104,000원 ▼9,500 -8.37%),신세계(324,000원 ▼20,000 -5.81%),현대백화점(86,500원 ▼5,300 -5.77%)등 관련 업계의 입장을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것.

이날 토론회에서 백화점 업계의 입장은 지정토론이 끝나고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이영복 백화점협회 차장이 말한 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이 차장도 발언 시간이 2~3분 정도밖에 주어지지 않아 "마치 백화점의 세일이 서울 교통혼잡의 주범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백화점 세일은 1년에 60일 정도만 한다"며 "백화점 혼잡통행료 대신 보다 효과적이고 형평에도 어긋나지 않은 방안이 필요하다"고 짧게 말하는 것에 그쳤다.

토론회를 지켜본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다음에 한다는 공청회에서는 보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아쉬움을 달래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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