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vs기관 코스피200지수선물시장서 '돈놓고 돈먹기' 열올려
최근 박스권 장세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200지수선물시장을 중심으로 '돈놓고 돈먹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현물시장의 매수 유동성이 약화된 가운데 2주 앞으로 다가온 6월12일의 쿼드러플위칭데이(지수선물ㆍ옵션, 주식선물ㆍ옵션 만기일)를 두고 선물시장에서 '한푼'이라도 건지겠다는 결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장초반 10포인트 가까이 오르면서 1850선을 웃돌았지만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전날 대비 하락반전했다. 이어 다시 상승반전하는 가 싶었지만 오전 11시30분 기준으로 재차 하락해 약보합을 나타내고 있다.
'광우병 걸린 소'처럼 미친 듯 날뛰는 장세는 순간을 예측하기도 힘들다.
앞선 2거래일간에도 코스피지수는 '예측불허'의 장세를 연출했다.
전날인 29일에는 1819로 출발한 지수가 1842까지 치솟은 뒤 1841선에서 마무리됐다. 하루 변동폭이 23포인트에 이르렀다.
2거래일 전인 28일에는 1835에서 시작한 지수가 1819로 내려앉았다. 역시 20포인트 가까운 울렁거림을 보였다. 30일도 마찬가지다. 장 개시 2시간 남짓 지난 무렵이지만 등락폭이 14포인트에 달한다.
이같은 증시의 울렁증은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를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좌우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선물 매매에 따른 프로그램 차익거래의 출렁임이 수급측면에서 볼 때 '꼬리가 몸통을 뒤흔드는 형세'를 만드는 것이다.
28일에는 프로그램 차익 순매도가 5178억원 쏟아진 반면 29일에는 5286억원이 순매수로 유입됐다. 30일에는 420억원의 매도 우위로 날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프로그램 매매가 하루 단위로 방향을 달리하는 이유는 2가지로 분석된다.
첫번째는 기본적으로 매수차익잔액이 7조원에 가까운 6조8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외국인의 선물매매가 방향성은 없는 반면 매매는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28일 4809계약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9일에는 7874계약을 순매수했고, 30일에는 1144계약을 다시 순매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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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은 28일 4698계약을 순매수했지만 29일에는 4869계약의 순매도, 30일에는 다시 1496계약을 순매수하면서 외인의 공세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선물의 현물 영향력이 증대했고 주가는 미친 듯 춤을 추는 방향으로 표출되고 있다.
지난 28일의 일평균 베이시스는 0.27이었다. 29일에는 0.64였다. 선물교과서상 이같은 일평균 베이시스에서 5000억원이 넘는 순매도와 순매수가 번갈아 나타나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문서유진투자증권(6,030원 ▼370 -5.78%)선물시황팀 책임연구원은 이같은 최근 증시의 움직임에 대해 6월 쿼드러플 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과 기관이 베이시스를 교란해 '한푼'이라도 더 벌려는 기싸움으로 해석했다.
박 연구원은 "30일 오전을 살펴보면 장초반 베이시스가 0.70포인트대에서 움직이다 0.10포인트까지 내려앉은 뒤 0.4~0.5포인트 수준으로 오르는 등 변화가 변화무쌍한 상태"라며 "외국인과 기관이 선물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와중에 베이시스의 움직임을 교란해 현물시장과 차이를 챙기려는 의도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단기 매매를 통해 한푼이라도 건지려는 처절한 세력다툼인 셈이다.
예컨대 베이시스가 0.70포인트일 때 지수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수에 나선 뒤 베이시스가 0.20포인트까지 낮아지면 선물을 되사고 현물을 팔아치우는 차익거래 청산을 통해 베이시스간 거래이익을 먹겠다는 속셈이다.
이럴 경우 차익을 청산하면 0.40포인트 가량을 챙길수 있다. 여기에 수수료 등 비용 0.15포인트를 뺀 0.25포인트를 먹는다 치면, 한계약당 12만5000원(0.25포인트X5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현물시장이 유동성이 정체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대량 매수와 매도를 선물시장에서 반복하면 현물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
코스피시장이 최근 3억주 미만의 거래량과 5조원을 갓 넘는 일일 거래대금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선물시장 대전(大戰)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익거래의 영향을 많이 받는삼성전자(271,500원 ▲5,500 +2.07%)의 움직임도 널뛰기에 파묻힌 모습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고가가 74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저가도 72만9000원을 기록해 현재까지만으로도 1만1000원의 변동폭을 보인다. 이에 앞선 29일에는 프로그램 매수세에 편승해 하룻동안 3만8000원이 오르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현물시장에서 강한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같은 기싸움 장세가 6월 쿼드러플만기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선물시장에 뛰어들 여력이 없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량 주식을 골라 기회를 엿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삼성증권(145,200원 ▼4,300 -2.88%)투자정보파트장은 "쿼드러플 만기를 앞두고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거래 포지션에 대한 청산 욕구도 커질 전망"이라며 "6월 만기 후 코스피지수 200 구성종목에 대한 정기변경도 예정된 점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외국인이 차익거래 포지션을 롤오버(이월)한다면 보유 현물에 대한 비중을 다시 조절해야 하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거래비용이 롤오버를 통한 수익 기회보다 클 수 있다.
오 파트장은 "이런 점이 만기까지 기회있을 때 마다 차익거래 포지션을 정리하고 싶은 유혹을 안기고 있다"며 "당분간 코스피시장은 이래저래 프로그램매매의 향방에서 자유롭지 못한 수급여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