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정책에 맞서지마라

[개장전] 정책에 맞서지마라

홍재문 기자
2008.06.02 08:00

원유 투기 위축되면 1900선 회복 빨라질수도

미국이 원유 투기에 대한 제재조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최근 상품지수펀드(인덱스펀드)가 국제원유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곧 상품선물 거래 규제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 당국은 우선 뉴욕과 런던 원유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원유 거래 내역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상호 교환키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 펀드가 자국내 법망과 규제를 피해 런던 원유시장에서 서브텍사스산 중질유(WTI) 투기거래에 나서고 있는 소위 '런던헛점(London Loophole)'을 방지하기 위한 처사다.

배럴당 135달러까지 치솟았던 WTI가 친디아 등 이머징마켓 수요 확대에 따른 현상이며, 이러한 당국의 조치가 유가 하락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과 전망이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WTI는 지난주 1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주일만에 글로벌 수급 펀더멘털에 특별한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미국의 원유투기 규제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기록적인 유가가 금리레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에너지와 상품의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키고 금융정책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5일 정책회의에서 또 다시 현재 금리(4%)를 동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국제유가에 기인한다는 점을 뚜렷하게 밝힌 것이다.

리만브라더스 추정에 따르면 상품 인덱스펀드 규모가 2006년 초 700억달러에서 올 4월 중순 2350억달러로 확대됐다.

동기간 글로벌 원유 수요가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상품 선물 투자규모 확대는 결국 투기로 결론지어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배럴당 135달러를 넘기도 했던 WTI는 지난주말 127.35달러로 5.7% 하락했다. 하루 떨어지면 그 다음날 오르는 냉온탕이 반복되고 있으나 낙폭이 상승폭보다 크게 유지되고 있는 점은 유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두바이유는 WTI보다 낙폭이 크다. 사상최고치 대비 8% 하락한 상태다.

1050원을 넘기도 했던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입장 변화에 힘입어 1020원대로 하락반전한 상태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정책의지는 시장을 리드할 정도의 파워를 갖고 있다.

국제 원유시장이 무한대로 큰 것이 아닌 한 이 또한 전세계 당국이 모두 내놓고 있는 정책에 반한 흐름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는 없다.

특히 현재와 같이 지구촌 곳곳에서 고유가에 비명을 지르는 상황에서는 투기세력조차 움찔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유가만 확실하게 잡히면 증시 상승에 커다란 걸림돌은 제거되는 셈이다. 미증시가 상승 기조를 이어간다면 코스피지수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미 4개월 연속 양봉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어닝 전망치도 양호하기 때문에 대외 악재만 없다면 갑자기 고꾸라질 상황이 아니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1분기 10.6%에서 2분기 25.9%로 빠르게 회복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말 다우운송지수가 종가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염두에 둘 변수다.

비록 다우지수가 하락했지만 다우운송지수가 증시를 리드한다는 다우이론이 이번에 유독 틀리지 않는다면 이번주에도 미증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일이다.

S&P500 변동성지수(VIX)가 사흘연속 하락하며 17%대로 내려선 점도 증시엔 호재다. 변동성 하락이 결합되는 증시 상승은 기조가 강한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표에 따른 일희일비를 면하기 어렵겠지만 최근 상승탄력을 받고 있는 닛케이지수의 선전이 지속되는 한 1900선을 6월중 고점으로 보는 일부 증권사 전망이 무색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