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선택]②재입찰보단 블록세일

[론스타의 선택]②재입찰보단 블록세일

박준식 기자
2008.06.10 07:00

평가손 감수 분산매각 가능성..론스타 이후 지배구조가 문제

이 기사는 06월05일(10:12)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HSBC가외환은행인수의사를 접을 경우 론스타는 재입찰을 시도할까. 원매자들은 바라는 일이겠지만 이와 관련한 론스타측 반응은 부정적이다. 론스타의 경영참여 이후 중간에서 역할을 해 온 외환은행 관계자들의 견해는 더 비관적이다.

"일부에선 론스타와 HSBC간의 딜이 깨지면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은행들이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그건 오산이다. 론스타는 지쳤다. 외환카드 항소심 결과가 나온 뒤에도 당국이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계약은 파기된다. 지분은 블록세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평가손을 보더라도 기대치를 낮춰 주로 외국계 투자가들에게 나눠 팔고 철수하는 쪽으로 정리될 것이다."

론스타가 '탈(脫) 한국'에 주안점을 두고 있긴 하지만 1조원이 넘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겠느냐는 반론이 가능하다. 국내 은행들은 재입찰 절차를 서둘 경우 석달이면 매각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블록세일 가능성에 동조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재입찰을 해도 새로운 인수후보에게 금융위가 대주주 적격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5년을 기다린 론스타 입장에서는 딜이 성사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차선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론스타는 특히 한국인의 정서와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되는 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과 딜이 깨지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뿐 아니라 국내 은행들에 대한 기대도 접었다고 봐야 한다."

론스타는 자금조달 후 최대 5년 내 청산절차를 밟아야 브랜드를 유지하는 헤지펀드(4호)다. 외환은행 지분 블록세일은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블록세일과 관련한 론스타의 탈출 시나리오는 2가지로 압축된다.

국내외 원매자를 포함해 블록세일을 실시하거나, 해외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에 한정해 매각을 시도하는 것이다. 둘 사이의 구분은 정보차단과 신속한 매각을 위한 것이라 상황에 따라 혼용될 수 있다.

론스타가 당국의 승인없이 지분(51.02%)을 정리하려면 최소 6곳의 원매자를 찾아야 한다. 블록세일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이미 13.6%의 잔여지분을 정리한 노하우가 있지만 경영권 없는 지분을 나눠 팔기가 만만치 않다는 예상이다.

론스타의 엑시트(exit) 성패와는 별개로 남겨진 자들의 고민도 시작될 전망. 금융계 관계자는 "론스타가 떠난 후 외환은행은 결국 지배구조가 애매한 외국계 은행이 될 것"이라며 "그런 결과는 외환은행과 임직원들의 장래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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