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성급한 환매, 2번 죽는 길

[오늘의포인트]성급한 환매, 2번 죽는 길

오승주 기자
2008.09.24 11:24

버핏의 골드만 투자에서 배워야…참고 기다리는 것이 현명

24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기준가로 전체 주식형 펀에서는 ETF를 제외한 주식형펀드 자금 실질 유출입은 하루동안 143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주식형펀드에서 520억원, 해외주식형에서 919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대투증권이 분석한 자금 순유출의 배경은 지수 상승에 따른 환매다. 다시 말해 그동안 주가 급락기에 속을 끓이면서 애태운 일부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가 상승하자 환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 순유출은 성장형(360억원)과 테마형(70억원), 가치형(50억원), 배당형(40억원), 인덱스형(90억원)을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자산운용협회의 펀드자금 동향에도 9월 들어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들어 주가 하락기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한 주식형펀드 자금은 9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말 127조8245억원이던 전체 주식형 설정잔액은 5월말 140조 3426억원, 8월말 144조644억원으로 증가세였다.

하지만 9월 들어 지난 22일 기준 설정잔액은 142조5113억원. 9월에 접어들면서 설정잔액이 감소세로 전환해 8월에 비해 1조5531억원이 줄어들었다.

9월에는 초반부터 미국발 신용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갔다. 지난 2일 장중 1400선이 무너졌다. 이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AIG와 메릴린치가 FRB와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되는 등 긴박한 일정이 이어졌다.

이어 미국정부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완화 조치 등으로 국내증시도 오름세를 타며 1500선 돌파를 눈 앞에 두면서 '그동안 참았던 환매욕구'가 최근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환매에 나서는 것은 '제 발목잡기'로 보인다.

미국이 2조달러를 풀면서까지 신용위기 안정에 나서고, 세계 각국의 공매도 제한조치에 따른 증시의 급락요인 완화, 중국정부의 증시부양 시도 등으로 국내증시도 급락 우려 재발이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코스피지수가 5일선(1454)이 20일선(1446)을 돌파하면서 단기 골든크로스를 만들어내며 희망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증시가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해도 코스피시장은 24일 1490선 초반까지 치솟는 등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물론 미국 대형투자은행들이 부동산발 위기에 나가 떨어지고, 신용위기가 실물로 옮겨붙어 어디까지 파장을 미칠 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급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코스피가 반등하자마자 손실을 보면서 '피같은 돈'을 버리는 행위는 스스로를 2번 죽이는 일로 판단된다.

국내투자자들이 지난해 상승장에서 펀드로 집중된 코스피지수대는 1620~1900선으로 추측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말까지 1년 8개월간 국내주식형 자금 추이에서 2007년 7월~8월까지 2달간 설정액이 8조7900억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은 국내증시가 본격 상승 국면에 접어들 무렵으로 코스피는 1700~1900선을 오르내렸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3달간은 월평균 7조원이 국내주식형펀드로 들어왔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가인 장중 2085를 찍는 등 평균 1620~1900선을 오르내린 시기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면서 1490선까지 도달했지만 이 시기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대부분 평균 21.5% 이상의 평가손실을 안고 환매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거치식으로 국내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1년 남짓의 기다림이 무용지물로 돌아가는 것이다.

'16년 이상'을 투자만 하면서 살아온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투자철학 가운데 제 1원칙은 "절대 손해보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이다. 2번째 철칙은 '시장이 공포에 질렸을 때 투자를 생각하고 남들과 반대로 가는 경우도 고려한다'로 알려져 있다.

그런 '투자의 달인' 버핏이 은행지주회사로 변신하는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절대 손해보지 않는 장사를 하는 버핏이 위기에 처한 골드만삭스에 거액을 투자한 배경에는 금융위기가 타개될 가능성에 확신을 걸고 있을지 모른다.

국내증시도 장기적인 추세가 상승으로 돌아섰다는 신호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위기를 벗어났다는 시그널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은 숏커버링의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지만 연일현대중공업(371,500원 ▼3,500 -0.93%)POSCO(349,000원 ▲1,500 +0.43%), 화학업종 등 중국관련주를 매집하고 있다.

섣부른 환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가슴을 멍들게 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환매를 자제하고 시장을 지켜보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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