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증권사-해외IB, 심각한 갈등 노출

①증권사-해외IB, 심각한 갈등 노출

문병선 기자
2008.11.19 13:51

[ELS 백투백 은밀한 뒷거래]국내 증권사 불만 고조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의 수익다변화 상품으로 각광받던 주가연계증권(ELS)이 증권사에 부메랑이 되고 있다. 백투백(Back-To-Back) ELS의 경우 채권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공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특히 ELS 상품 계약의 허점으로 인해 국내 증권사와 해외 IB 간에 심각한 갈등 양상까지 불거지고 있다. 매년 월평균 2조4000억원 어치가 발행되며 장외파생 금융상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ELS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배경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11월18일(16:0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보호를 신청한 지난 9월 이후 장외파생상품의 대표주자인 ELS의 허점들이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주가 급락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은 물론 상품 구조 자체의 문제점들로 인해 계약 당사자 간의 갈등 양상까지 표출되고 있다.

우선 국내 증권사와 해외 IB 간 백투백(Back-To-Back) 헤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ELS 담보'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는 ELS 등을 판매해 조달한 자금을 자체 헤지하거나 백투백 헤지한다. 자체 헤지는 ELS 투자자로부터 확보한 자금을 증권사 내부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증권사가 떠안는다.

반면 백투백 헤지는 외부 금융기관에서 동일한 구조의 상품을 사서 상환재원에 대한 리스크를 없애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 IB와 장외파생계약을 맺은 국내증권사들은 ELS 평가가격의 변동에 따라 담보(평가액 변동분의 약 130%)를 맡겨야 한다. 따라서 ELS 기초자산인 주가가 급락하면 파생상품 평가액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담보가 '달러'로 이뤄질 경우 계약 주체 뿐 아니라 외환시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율이 1000원일 때 발행된 100억원 어치 ELS는 환율이 1500원이 되면 50억원으로 가치가 급감한다.

해외IB가 만일 중간정산 과정에서 달러 담보를 요구하게 되면 국내 증권사는 ‘환차손’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자본이 부족한 증권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지난 10월 금융시장 급변동시 ‘달러담보’는 금리 및 환율 급등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됐다.

또 다른 문제는 국내 증권사와 해외 IB 간의 중도 환매와 관련된 ‘불평등 계약’을 꼽을 수 있다. 이 계약 때문에 ELS 투자자들은 사실상의 ‘중도상환 불가능’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배경에는 컨퍼메이션(Confirmation)이라 불리는 해외 IB와 국내 증권사 간에 체결한 계약서가 있다. 해외 IB들은 이 계약서를 근거로 평가사가 산정한 중도상환 가격을 절반 가까이 후려치고 있다. 이 계약서는 장외파생상품 거래에서 ‘법률’에 준하는 구속력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ELS 발행증가는 영업용순자본비율 감소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 교보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지난해 연말 469%에서 올 9월말 현재 377%로 악화됐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 유진증권, 하나대투증권, 신영증권,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등도 300%대에 머물고 있다.영업용순자본비율 300%는 ELS 영업인가 기준이다.

장외파생상품 시장은 최근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ELS 발행물량은 증권 시장 급락 속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파생상품의 기초 전제는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여기에 구멍이 생기면 위기는 확대된다.

다행인 것은 공동 대응책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ELS 개별 상품마다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등의 대안도 모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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