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제조사 공동책임 요구...방통위 "전담반에서 문제해결"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와이브로 사업자인KT(60,800원 ▲1,100 +1.84%)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와이브로 상용화를 시작한지 3년에 이르렀지만 실질적인 수익은 거의 없는 반면 투자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통위가 와이브로 음성서비스까지 허용한 상태여서, KT는 '울며 겨자먹기'로 음성서비스 지원을 위한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T 내부에서 "와이브로 활성화 책임을 KT만 져야 하나"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는 7900억…매출은 770억
지난해 말까지 KT가 와이브로에 투자한 비용은 총 79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와이브로용 주파수 할당대가까지 합치면 92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KT의 와이브로 매출액은 고작 771억원. 수익은 투자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와이브로 가입자가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KT 와이브로 가입자가 17만명 내외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그렇다고 KT 입장에서 와이브로 투자를 중단하거나 줄일 수도 없다. 방통위가 와이브로 음성서비스까지 허용하면서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하는 마당에 와이브로 대표 사업자인 KT가 발을 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KT는 KTF와 합병을 앞두고 있어서, 투자의지를 합병인가 기관인 방통위에 적극적으로 피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에 놓여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T에선 "와이브로 활성화는 KT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같은 와이브로 장비 업체들도 함께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KT "우리가 장비업체 테스트베드냐"
국내에서 와이브로 단말기를 제조하는 업체는 중소업체를 비롯해 10여 곳이 있지만, 와이브로 장비를 제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포스데이타가 유일하다. 그러다보니, KT가 와이브로 장비에 있어서만큼은 삼성전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KT는 불만스러워한다. KT 관계자는 "우리가 투자하면 결국 장비업체들이 그 수혜를 보게 되는데, 우리가 장비업체의 테스트베드밖에 더 되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KT 내부에서 이런 기류가 팽배해진 탓인지, 최근에는 업계 사이에서 '더이상 KT만 와이브로에 대한 책임을 떠안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한마디로 제조업체도 와이브로 활성화에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KT가 이런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와이브로 단말기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최소의 비용으로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를 지원하려면 이동전화망과 연동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렇게 하려면 와이브로망과 이동전화망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듀얼밴드 단말기'가 있어야 한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노트북용 모뎀까지 듀얼밴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와이브로 단말기 제조사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제품 종류도 다양해야 하지만 가격도 적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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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만명도 안되는 와이브로 시장을 위해 단말기 제조사들이 제품개발에 적극 나설리 만무하다. 때문에 KT는 제조사도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통신업체 한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뒷받침이 없으면 KT는 이래저래 투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정부나 KT로부터) 와이브로 활성화에 대해 공식 제안을 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뭐라 답변할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서비스, 제조사 모두 와이브로 활성화에 함께 나서야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조만간 와이브로 활성화 전담반을 구성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와이브로 활성화 불똥이 삼성전자로 튀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