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환율… "추가급등 제한적"

고삐 풀린 환율… "추가급등 제한적"

이승제 기자
2009.02.17 11:47

6일새 60원가량 급등, 글로벌 위기 등 복합작용

-"최악의 환율급등 상황은 아니다

- 3월 외국인 배당송금, 시중은행의 달러수요 등 선반영

- 하반기 빠르게 진정되며 1200원 아래로 떨어질 듯"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 연일 급등하며 1400원 중반대로 올라섰고, 단기적으로 1500원 돌파마저 우려된다.

이처럼 환율이 수직상승하자 시장에서는 '패닉'에 가까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환율상승세가 주로 '심리'와 단기재료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보다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환율이 단기급등한 뒤 3, 4월께 빠르게 진정되며 1300원대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다.

↑ 최근 한달 원/달러 환율 추이.
↑ 최근 한달 원/달러 환율 추이.

◇환율 수직상승, 왜?= 비록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도 상승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불안의 고조가 환율상승의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북한 미사일 사태에 따른 한반도 리스크 부각, 국내 은행들의 외화조달 불안 등도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환율상승은 지난해 하반기처럼 '셀 코리아(Sell Korea)' 현상과 맞물려 있지 않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대거 팔아치워 해외로 나가면서 환율이 상승하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의 외국인 유가증권투자 동향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올들어 이달 16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4472억원을 순매수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6715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이달 중(1~16일)에는 코스피에서 4472억원, 채권에서 6715억원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다만,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주(9~13일)에는 코스피에서 5958억원을 순매도했다. 채권 쪽에서는 392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GM 파산설 등으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다시 고조되면서 달러 매수세가 급증한 게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최대 이유"라며 "최근 환율상승은 지난해 연말 정부의 환율 관리에 따라 시장수급과 관계없이 떨어졌던 부분을 회복한 것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의 외화조달 여건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시장 평가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다급해진 시중은행이 외화 부족분을 국내 시장에서 충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물 부문의 빠른 위축도 부정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무역·경상수지 급감, 실물 위축 등으로 증권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3월에 이뤄지는 외국인의 배당송금 요인도 환율상승의 한 이유로 꼽힌다. 3월에는 통상 계절적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인데, 이것이 시장에 선반영되며 부분적인 '달러 사재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선이 쉽게 뚫리자 상승탄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추가 급상승은 제한적= 현 상승세는 글로벌 금융불안의 지속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위기감은 미국과 유럽의 상업은행 도산마저 우려됐던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그 강도가 크게 낮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지난해 10, 11월 같은 글로벌 패닉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패턴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달 악재 대응 시기를 거쳐 3월이 되면 (상승) 강도가 약해지며 하락세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시중은행의 경우 외화조달 여건이 나빠지긴 했지만 역시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양호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외화조달에 성공했고, 시중은행도 고금리 단기 외화를 조달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여건이 한결 좋아졌다는 것. 경상수지도 1월에 최악의 수준을 보였지만 갈수록 개선되며,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을 돌파하더라도 빠르게 진정될 것으로 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환율이 상반기에 불안양상을 반복하겠지만 하반기에 1200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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