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뚜렷한 핵심이유 지목 어려워..당황해하는 시장
-머쓱해진 전문가들 "급등하니 그 이유를 짐작해볼 뿐"
-"왜 올라?"..."나도 몰라"
-글로벌 금융불안 고조 속...시장수급 따른 복원과정일 수도
최근 원/달러 환율의 수직상승에 대해 시장에서도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글로벌 금융불안 고조, 국내 외환시장 수급의 이상 징후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정확하게 끄집어내기 힘든 상황이다.
◇상승압력들= 전문가들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불안 고조가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GM 파산우려, 유럽발 신용경색 강화 등으로 달러매수세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 사태에 따른 한반도 리스크 부각, 국내 은행들의 외화조달 불안 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시중은행의 외화조달 여건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시장 평가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다급해진 시중은행이 외화 부족분을 국내 시장에서 충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물 부문의 빠른 위축도 부정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무역·경상수지 급감, 실물 위축 등으로 증권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3월에 이뤄지는 외국인의 배당송금 요인도 거론된다. 3월에는 통상 계절적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인데, 이것이 시장에 선반영되며 부분적인 달러 사재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선이 쉽게 뚫리자 상승탄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최근 환율상승을 '복원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12월에 정부에서 연말 종가관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끌어내린 환율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상승 탄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 1월과 2월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유지함에 따라 복원 과정이 다소 지연됐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역외 투기세력들의 서울외환시장 공격 가능성을 내놨다. 한 선물사 관계자는 "한국의 외화 사정에 밝은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들에 고금리로 외화차입에 나서라고 유도하고 있다"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 등 한국의 외화지표가 나빠진 가운데 위기감을 조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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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엔화 자금 회수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도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환시장 한 전문가는 "역외투자자들이 자금회수 경쟁을 나서면서 3월로 예상된 외화 자금난이 앞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황해하는 시장= 정확한 원인을 모르니 예측가능성이 크게 떨어진 형국이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시장이 환율변동을 딱히 설명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모든 설명이 핑계처럼 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상승 기폭제로 거론되고 있는 우리은행의 후순위채 콜옵션 포기가 대표적인 사례.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국내 시중은행의 외화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과연 이것 때문에 한국시장에서 탈출하려는 외국인 자금이 얼마나 되겠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수급 물량은 적은데 환율이 치솟으니 장 중 한 때 손을 놓고 모니터만 바라봤다"며 "불안한 심리는 계속되는데 어떻게 할 도리는 없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솔직히 오늘은 잘 모르겠다. 내일까지 보고 다시 이야기하자"고 털어놨다.
몇몇 딜러들은 상승요인을 반복해서 언급하는 게 머쓱한지 "별다른 요인이나 변수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근철 한국은행 국제기획팀 차장은 "국내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외국인보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 더 크게 확산된 상황"이라며 "이리저리 휘둘리는 사이 환율 급등세만 지켜볼 뿐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