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출범까지 '성장과 수익' 위해 사업구조조정 불가피
이석채 KT 사장의 '속도경영'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취임 6일만에 자회사인 KTF와 합병을 공식화했고, 2개월만에 정부로부터 합병승인을 받아냈다. 유선통신 1위인 KT와 무선통신 2위인 KTF의 합병은 결코 순탄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이석채 사장은 고비마다 얽이고 꼬인 실타래를 잘도 풀어냈다.

그러나 이석채 사장의 고민은 이제부터다. 6월 1일 합병KT가 출범하기까지 2개월 정도 남았다. 2개월동안 외형적으로 통합조직의 틀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부적으로 합병에 따른 구성원들의 잡음이 최소화되도록 조정해야 한다. 또, 매출 19조원 규모의 통신맏형답게 시장리딩 컴퍼니로서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
최대 과제는 역시 KT의 성장엔진을 돌리는 것이다. KTF와 합병으로 '성장엔진'을 돌리기 위한 단초는 열었지만, 돌릴 수 있는 성장엔진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게 고민이다. 주력사업인 유선전화 매출은 매년 수천억원씩 줄어들고 있고, 초고속인터넷 매출 역시 제자리걸음인지 오래다.
대표적인 신성장사업인 인터넷TV(IPTV)는 아직까지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유료방송 시장을 놓고 케이블TV사업자와 정면 경쟁을 벌이다보니 마케팅 비용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IPTV를 성장동력으로 삼기엔 시장이 너무 협소하다는 문제도 있다. 2007년 기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합친 유료방송 시장규모가 2조5232억원에 불과했을 정도다.
또하나의 성장사업으로 꼽히는 와이브로 사업도 '애물단지'다. 사업성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KTF합병으로 이동전화 시장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데, 굳이 음성서비스와 전국서비스를 위해 수천억원을 쏟아 붓고 싶지 않다는 게 KT의 솔직한 속내일 것이다. 그렇다고 와이브로 사업에 손을 뗄 수도 없는 상황이니, KT로선 와이브로가 애물단지일 수밖에 없다.
이석채 사장 입장에선 빠른 시일내에서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사장제(CIC) 제도를 통해 사업부문별 경쟁체제를 도입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로 해석된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돼 있는 사업을 부문별로 엮음으로서 효율성을 꾀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여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합병문제로 현재 시장경쟁을 자제하고 있는 KT. 그러나 조직통합이 이뤄진 이후에 어떤 행보를 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석채 사장은 취임후 줄곧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개척을 통해 정보기술(IT) 산업의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연 그의 바람대로 KT가 통신시장을 먹여살리는 맏형이 될지, 아니면 후발사들의 원성을 받는 맏형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