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경기 모두 호전, 프로그램 중심 수급은 우려
코스피지수가 급락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1200선을 회복했다. 장중 2.5%까지 상승률이 확대되며 아시아 증시의 반등 폭에 비해 너무 과도한게 아닌가 하는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마감이 다가오면서 상승폭을 축소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키 높이를 맞춘 점도 긍정적이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 대부분도 반등했다. 미국은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가 1.2%, S&P500지수 1.3%, 나스닥지수는 1.8% 각각 상승했고 유럽은 영국이 4.34%를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이 각각 3.24%, 2.39% 등 강한 반등을 나타냈다.
GM 등 미국 자동차 업계의 파산 가능성, 미 금융기관들의 추가 지원 여부 등 불확실성이 여전함에도 글로벌 증시가 이처럼 빠르게 반등에 성공한 점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살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위기설 속에서 시작했던 3월과 달리 4월 증시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31일 발표된 2월 산업생산은 그동안 급락하던 경기의 저점 도달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2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0%, 전월대비로는 2개월 연속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전년동월비 0.1% 증가, 전월비 1.2% 증가했다. 특히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비로 15개월만에 상승 반전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던 결과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한 성적표였다.
각 증권사의 이코노미시트들은 일제히 침체 일로에 있던 우리 경제에 '서광'이 비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경제, 짙은 어둠속에 한 줄기 서광'(현대증권), '1분기 GDP 전기비 플러스 성장 예고'((NH투자증권), '경기반등 신호 포착'(IBK투자증권), '국내 경기 반등 시작'(한국투자증권) 등 우리 경제가 'L'자형보다는 'U'자형 경기회복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고 경기 지표의 개선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분명히 호전되고 있다. 문제는 수급이다. 31일에도 개인들이 장막판 매수를 늘리면서 1122억원 순매수를 보였지만 실상 반등의 핵심 동력은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은 3월 증시 반등의 일등공신이었고 31일에도 차익매수가 1374억원 등 총 206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차례 언급했지만 프로그램의 차익매수 여력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3월 증시 반등을 이끄는 과정에서 인덱스펀드의 주식 비중은 이미 95% 정도에 도달해 있다. 선물시장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차익매수 여력은 3000억원 안팎이다. 이미 31일 1300억원의 실탄을 쏴 버렸기 때문에 이마저도 1700억원 정도 남은 셈이다. 게다가 프로그램은 베이시스 움직임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출회될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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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재 선물시장의 베이시스 움직임은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개인과 외국인이다. 개인은 통상적으로 단기 투기에 주력하고 있고 최근 선물시장에 진입한 외국인들도 단기 투기 세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과 외국인 등 주요 투자주체들이 추세 매매보다는 단발성 매매에 치중하고 있으며 기타와 같은 비주류 투자주체조차 비교적 빠른 매매전환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향성'을 갖고 투자하기 보다는 '가격'에 따라 매매하는 단기 트레이딩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이 불안하다.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급의 키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 현물시장에서는 9일간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틀 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틀간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면서 수급여건이 꼬여가고 있다"며 "따라서 외국인이 매수로 전환하기 전까지 지수의 움직임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국인 중심의 매수가 이어지고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는 경우는 대형주 중심의 대응도 좋지만 외국인의 매도가 지속될 경우 종목별 수익률 게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책 수혜주와 신성장원동력과 관련된 종목 중심의 단기대응은 유효해 보인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