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역습, 인플레공포로 주식수요 부추겨

달러의 역습, 인플레공포로 주식수요 부추겨

박문환(샤프슈터) 기자
2009.04.13 08:10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달러의 종말은 없다<2>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실체가 없는 시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시장은 내면적으로 상당히 커다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것은 달러화의 공습에 기인한다.

-주가가 오르는 것은 달러화의 변동요인도 감안해야 한다.

지금 미국에서는 엄청난 돈을 찍어내고 있다. 그냥 많이 찍어낸다. 2006년 이후로 얼마만큼의 달러화를 찍어내는지는 아예 국가 기밀처럼 되어 버려서 얼만큼 찍어냈는지를 수치로 표시할 수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양을 찍어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마치 한탕 해먹고 말 태세다.

그 이전까지는 얼마만큼의 달러화를 찍어 내었노라고 발표를 했었지만 도무지 요즘에는 연준의 윤전기가 얼마나 쉬지 않고 돌아가는지를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과잉 생산된 달러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스왑의 형태로 뿌려지고 있다. 이것이 시장의 돈의 가치를 무서운 속도로 떨어뜨리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구절을 인용해보자. 1923년 10월말 <뉴욕타임스>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베를린의 어느 작은 식당에서 한 외국인이 1달러짜리 지폐를 흔들어 보이면서 식단표에 있는 음식들을 1 달러 만큼 달라고 했다.

식단표에 있는 음식이 모두 나왔고 그는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만 돌아가려고 일어서는데 웨이터가 수프 한 접시와 정식요리를 더 가져다주면서 공손히 말했다.

"방금 달러 값이 이 음식만큼 더 올랐습니다"

11월 15일에는 빵 한 파운드를 800 억 마르크에 겨우 살 수 있었고 고기 1 파운드를 구입 하려면 9,000 억 마르크를, 또 맥주 한잔에는 2,080 억 마르크를 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르크를 자기 손에 쥐고 있으려는 사람은 바보였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가치가 하락하는 시기에 현금을 갖고 있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또 그럴 수도 없었다.

아무도 은행에 예금하지 않았고 수표로 지불하기도 어려웠다. 왜냐 하면 수표를 받아 현금으로 바꾸는 사이에 틀림없이 화폐의 구매력이 더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과 정부는 모든 대금을 현금으로 지불해야 했다.

1923년 12월에는 임금과 보수를 일당으로 지불해야 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사람들은 빨래 바구니와 손수레 혹은 유모차에 돈을 가득 담아 가지고 이 돈을 쓰기 위해서 재빨리 가계로 몰려갔다.

하루에 물가가 거의 두 배씩 뛰어 올랐다. 가장 가난한 노동자도 일조 마르크를 소유하게 되었지만 그 돈으로 아무것도 살수가 없었다.

위 내용은 Klaus M"uller의<MONEY Shock>라는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화폐가치가 무섭게 떨어지는 경험은 나중에 유대인에 대한 홀로코스트의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문제는 화폐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무엇이던 사야만 한다는 것을 위 사건을 통해 우리는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경고를 했지만 이미 화폐가치는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그 인플레이션의 반대 성향을 가진 주가도 역시 상승하고 있다. 즉 경제가 아무것도 호전된 것은 없고 또한 내년까지도 기대할 것이 없을 정도로 초췌한 상황이라지만 단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할 수도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지금은 금속 비철금속은 물론이고 식량과 에너지 할 것 없이 무차별 오르고 있다.

즉, 스마트 머니들은 화폐가치 하락을 헤지하기 위해 실물자산으로 황급히 이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달러의 역습, 전 세계를 인플레의 공포 속으로...

결국은 또 달러가 말썽이다. 시장이 돌아서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지만 많은 노동자들의 꿈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리다.

지금도 달러는 무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금융 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다수의 나라들에게 미국은 달러화를 공급해주기로 했다. 여러 나라에 공급하기로 한 달러는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고 새롭게 찍어내는 화폐일 뿐이다. 그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달러를 위해서 기꺼이 이자를 지불한다.

이놈의 달러...언제까지 세상의 노동자들을 핍박할 것인가?

세상의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심화되면서 결국 달러는 몰락할 것이라고 숱하게 전망했지만 보란듯이 달러화는 죽음의 끝에서 번번이 기사회생을 하고 있다.

기사회생?

언제나 그랬듯이 죽음의 끝자락에서 겨우 살아나서 명맥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하게 전 세계의 금융시장에 역습을 가하고 있다. 달러화의 폭격은 전 세계를 물가상승의 공포로 몰아 붙이고 있다.

특히 달러화의 공격에 취약한 나라들은 권위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정부들...예를 들면 러시아와 중국, 베네수엘라 이란 등이다. 이들 나라들에게서 물가의 상승은 곧 노동자들을 결집시키고 정부와 적대적 대립을 만드는 요인이 된다.

아시다시피 이미 유럽에서도 노동자들의 봉기가 수차례 일어났으며 러시아는 지금가지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이었던 푸틴마저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가가 오르는 것은 갑작스레 자신들 나라의 화폐가 절하되어서이다. 처음에는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동원해서 어떻게 하던 물가 상승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제는 엄청난 외화보유고를 가지고 있었던 러시아 등 몇몇 나라들에게서 서서히 정부의 장악력이 훼손되고 있는 조짐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달러와 타협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달러화의 무차별 공습에 대해 항복을 선언 하는 것이다.

지금은 시고 떫더라도 당장 항복이 없다면 자칫 여기저기에서 봉기가 일어나 국가가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들에게 이제 달러는 개선장군이 되고 있다.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달러화는 반드시 빌려와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 점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도 스왑거래를 통해 달러를 차입했고 지난주에는 외평채를 가산금리 400BP 이상을 주고 30억 달러나 빌려왔다.

이것으로 인해 적어도 달러 유동성 문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좋아하고 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의 가치에 우리의 땀과 피가 배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달러화를 스왑 한다고 해도 말이 스왑이지 달러화에 대해서는 이자를 쳐주면서 우리의 원화에 대해서는 전혀 이자를 받을 수 없다. 우리는 위기를 만든 통화인 달러를 오히려 비싼 값을 쳐주고 그 통화를 빌려와야 하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지만...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달러화의 공습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미 달러화의 차입 금리는 0%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렇게 낮은 차입 금리로 빌린 돈은 전 세계의 주요 자산들을 사들이기 시작할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달러가 남아 돌아서 달러화로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던 우리나라였지만 이제 반대로 달러화가 모자라서 누군가가 쓰레기에 불과한 달러를 잔뜩 들고 와서 투자하겠다고 하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판이다.

서글퍼진다. 강소국이 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우리가 애써 모아 두었던 귀중한 부를 또다시 강탈당해야 하는 작금의 현실이 말이다. 이게 벌써 몇 번째인가? 하지만 이를 피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더욱 속상한 일이다.

많은 학자들이 조만간 달러가 죽을 것이라고 수십 년동안 주장하고 있지만 달러화는 여전히 제왕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아마도...달러화가 전 세계에 고르게 뿌려지고 나면 다시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이 되기 시작할 것이다. 부의 이동이라는 마법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지금 달러화의 가치는 몹시도 부풀려져 있다. 자본금이 100억 원인 회사가 100억 원의 신주를 발행하면 주식의 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다.

그럼에도 달러화는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백척간두의 아찔한 곡예를 지속하고 있다. 아마도 달러화가 모두 풍족하게 뿌려질 때가 되면 다시 완만한 하락을 재개할 것이다. 이미 뿌려진 달러화가 떨어져야만 미국이 엄청난 이익을 보게 된다.

하지만 급격한 조정은 없을 것이다. 달러화의 위기로 인해 고통을 받았던 많은 나라들이 경기가 좋아지면서 달러화를 먼저 확보하려 하는 수요가 기본적으로 달러화의 가치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달러의 입장에서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새롭게 창출된 가상의 가치가 소멸되는 만큼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의 국부는 달러화가 있는 미국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무서운 부의 이동이다. 향후 수년간 모든 실물자산의 가치는 서서히 상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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