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노동운동가, 집단소송1호 총대멘 사연

15년 노동운동가, 집단소송1호 총대멘 사연

김동하 기자
2009.04.15 12:00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사문화된 집단소송 '물꼬'트다

15년간 노동운동에 헌신했던 노동운동가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집단소송 1호'라는 총대를 멨다.

주인공은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52·사진). 서울인베스트는 지난 13일 수원지방법원에진성티이씨(16,320원 ▲820 +5.29%)와 대주주인 윤우석, 마영진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진성티이씨(16,320원 ▲820 +5.29%)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 손실을 숨기고 분기 실적을 허위로 공시함으로써 주주들에게 총80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다.

서울인베스트먼트가 집단소송 1호 당사자가 된 건 우연적이었다. 구조조정 투자가 아닌 유휴자금으로 진성티이씨에 단순투자했는데, 통화옵션상품인 '키코' 손실을 누락시키는 등 과정에서 주가는 반토막이 났고 소액주주로서 회사에 항의했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고 한다.

고졸 후 15년간이나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소액주주의 권리가 이처럼 무시되는데 대해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숨겨진 권리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노동운동과 소액주주운동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누군가가 희생하면서 총대를 메야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개인 투자자가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어려운 소송입니다. 이 때문에 집단소송제는 2004년 시행 이후에도 거의 사문화돼 있었죠. 경영진의 횡포에도 운용사들은 무관심하기 때문에 소액주주의 권리가 계속해서 무시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 대표는 과거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의 한 복판에 있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박노해 시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의원,심상정 전 민주노동당 의원,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 등이 그와 함께 하던 인물들이다. 서울 신진고교 졸업 후 곧바로 노동운동에 투신하며 두 차례 투옥되기도 했지만, 사면복권됐다.

이후 1993~1997년까지 5년간 대우그룹에 몸담았고, 1995~1997년 대통령자문 노사관계개혁위원회 공익위원, 1999~2002년 대통령자문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 1999~2003년 대통령 임명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 노동전문가로 주로 활동했다.

그러나 '온고지신'(溫故知新). 그에게 과거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토양이 될 뿐이다. 기업운영자로서 그는 코드는 노동에서 '친기업'으로 바뀌어 있다.

2002년 박 대표가 설립한 서울인베스트는 소액주주 기업가치 정상화 투자, 인수합병(M&A) 관련 투자, 사모펀드(PEF) 구성 및 운영, 사업 구조조정, 창의와 관련된 각종 사업 경영 자문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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