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강대원 박사의 발명이 바꾼 세상

故 강대원 박사의 발명이 바꾼 세상

오동희 기자
2009.04.30 09:55

[명예의 전당 헌액 고 강대원-상]PC, 디카, MP3P 등이 가능한 세상

↑고 강대원 박사. 사진출처: NEC.
↑고 강대원 박사. 사진출처: NEC.

내달 2일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고 강대원 박사가 개발한 기술은 디지털 세상을 여는 기초가 됐다.

강 박사는 개인용컴퓨터(PC) 휴대폰 아이팟 등 오늘날 디지털 세상을 주도하고 있는 첨단 장비들이 개발·양산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 박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발명은 2가지다. '전계효과 금속산화물 반도체(MOS-FET: 모스펫)'와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라는 반도체 기술이다.

모스펫은 집채만한 컴퓨터를 책상위의 작은 천재로 만들어 놓은 핵심 기술이다. 이 기술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장치인 D램, S램, 그리고 휴대폰용 통신칩 등을 만드는데 기초가 됐다.

플로팅 게이트는 디지털카메라, MP3 플레이어 등에서 저장 매체로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기본 원리가 됐다.

1940년대 초반만해도 전자기기에 진공관을 사용했다. 진공관은 전력소비가 많을 뿐더러 깨지기 쉬워 사용이 불편했다. 1947년 진공관을 대체하는 트렌지스터가 개발됐다.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윌리엄 쇼클리, 존 바딘, 월터 브래튼 등 3명은 노벨상 물리학상을 받았다.

트랜지스터와 저항, 콘텐서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집적회로(IC)가 발명됐다. 1959년 집적회로를 개발한 텍사스인스트먼트(TI) 소속 잭 킬비도 노벨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들 노벨상 수상자들이 만든 신소자들도 한계가 있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진공관보다는 전력이 덜 들지만 소비전력을 컨트롤하기가 힘들어 대용량화하기가 힘들었다. 대용량화의 문제는 소비전력과 직결된다.

1946년 세계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ENIAC)’은 당시 1만 8800개의 진공관과 7000개의 저항을 가진 집채 만한 크기로 무게는 약 30t에 소요전력 120kW의 '거대한 계산기 박스'였다. 이는 우리가 현재 휴대용으로 사용하는 전자계산기 수준의 연산능력을 가진 초기의 컴퓨터다.

강 박사의 모스펫 기술은 전력 소비를 급격히 줄였다. 모스펫 기술이 없었다면 현재 수준의 컴퓨터 한 대를 쓰는데 원자력 발전소 1GW짜리 1기씩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신형 인텔 CPU의 경우 약 2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칩 하나에 들어있다. 과거 진공관이었다면 20억개의 백열구를 켜놓아야 하는 셈이다.

적은 전력으로도 반도체가 구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트랜지스터나 IC를 고집적화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모스펫 기술의 핵심이다. 1960년 모스펫의 개발로 반도체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적은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강 박사가 1967년 개발한 플로팅 게이트는 38년후인 지난 2005년 독일의 세계적인 필름업체 아그파가 창립 140주년만에 도산토록 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플로팅 게이트 기술로 낸드플래시가 개발됐고 이를 탑재한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이 필름 수요를 줄였다.

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하이닉스(876,000원 ▲46,000 +5.54%)반도체가 생산하고 있는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한번 저장하면 전원을 끄더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아 간편한 저장장치로 사용된다.

이는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반도체인 D램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인 커패시터(축전지)를 없애는 대신 스위치 기능을 하는 게이트(플로팅게이트)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가 빠져나가는 커패시터 대신 게이트의 상하를 절연막으로 싸서 데이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한 것이 플로팅게이트다. 이를 이용해 디지털카메라나 MP3플레이어 등에 탑재한 저장장치가 낸드플래시다.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MP3플레이어의 출현은 소니의 워크맨 신화도 무너뜨렸다. 애플의 아이팟 나노 등도 낸드플래시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강 박사 사후 16년여만에 한국은 세계 최고의 정보화 강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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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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