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세상 그리고 우리는]
시청자 여러분, 저는 20여년 이상 경제기자로 죽 활동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가장 많이 들은 얘기 중 하나는 ‘공기업 개혁’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 느낌이실 겁니다. 어느 정부든 집권 초기에 제시하는 주요 국정과제의 메뉴에는 공기업을 손보겠다는 게 꼭 들어있습니다. 주인을 찾아주겠다, 군살을 빼겠다 하는 내용이 ‘약방에 감초’처럼 들어있지요.
대표적인 예로 공기업 민영화는 단골메뉴이지만 지난 1968년 이후 실제 실시된 것은 다섯 차례에 불과합니다. 아예 1998년 이후에는 10년 이상민영화 공백 기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중이었던 1997년에도 정부산하기관 혁신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에게 민간의 새 주인을 찾아주겠다 했지만 아직도 이 두 기관은 정부가 대주주인 상탭니다.
당초 계획이 너무 의욕적이었거나 공기업 체제를 근본부터 뜯어고치는 게 쉽지 않은 탓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보다는 지난 정부들이 집권초기에 계획은 그럴 듯하게 발표해놓고 실제는 이런 저런 이유를 대 슬며시 꼬리를 내린 이유가 더 클 겁니다.
혁신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공기업의 살림살이를 들여다보면 주인인 국민입장에서 답답함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업들인데도 임금 수준이 잘 나간다는 대기업도 따라가지 못할 수준입니다. 산업은행을 비롯해 상위 10개 공기업의 직원 평균연봉이 8560만원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보다도 2천5백만원이 더 많습니다. 정부가 울타리 쳐준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손쉽게 영업하는 공기업들인데 뭐가 잘못돼도 한 참 잘못된 겁니다. 여기에 비효율적인 방만경영도 항상 도마 위에 오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공공기관장들에게 개혁할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물러나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습니다. 현 정부도 앞으로 민영화, 통폐합, 등을 골격으로 공기업 개혁을 추진해나갈 생각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CEO대통령이 지휘하는 현 정부는 정말로 이번에는 공기업 수술 작업에 있어 화려한 수사보다는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집권 초기에 발표하는 전시성 반짝 정책이 아니라 임기 중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일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하겠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나중에 가다가 ‘생각해보니 아닌 거 같다’하고 꼬리를 내릴 이유는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민영화를 하자니 대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가 불거질 소지가 있고 민간에 경영을 넘기면 전력 같은 공공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될 것입니다.
또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자니 증시 수급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나올 것이고 새 주인이 바뀔 경우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겪은 사례들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을 지 눈앞에 선합니다.
독자들의 PICK!
이 대목에서 정말 중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해당 공기업의 CEO입니다. 애당초 낙하산 타고 내려 왔기 때문에 평지풍파 일으키지 않고 적당히 임기만 채우고 가겠다는 기관장은 해당 기업의 미래를 위해 퇴진하는 게 바람직할 것입니다.
“내가 맡은 기관이 툭 하면 개혁의 대상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읍참마속의 자세로 대수술을 하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 그게 그들에게 내린 국민의 명령이며 시대적 소명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묻는다. 기꺼이 책임을 떠맡고 결정을 내린다” 피터 드러커가 얘기한 효율적인 리더들의 8가지 덕목 중 하나입니다. 공기업 사장님들이 귀담아 들으실 만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