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그리고 우리는]퇴수의 중요성

[세상 그리고 우리는]퇴수의 중요성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2009.06.04 20:40

퇴수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물러날 퇴, 지킬 수를 써서 물러나서 지킴(退守)이라는 뜻이 있고, 또한 물러날 퇴, 물 수를 써서 물이 빠지거나 밀려나감(退水)이라는 뜻이 있다. 나는 비록 사전에는 없는 의미이지만, 퇴수에 물러날 퇴, 수단 수를 써서 물러나는 수순(退手)을 의미하는 단어를 만들고 싶다.

우린 살면서 때로는 앞으로 돌진하면서 진격수를 사용할 때가 있고, 때로는 물러나면서 퇴수를 사용하여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진격수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퇴수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퇴수를 다양한 경우에 적용해 보자. 우리가 사람으로서 태어날 때는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한국 사람으로 한반도에 20세기에 남자로 태어난 나의 조건 중에서 내가 결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두 주어진 조건일 뿐이다. 그러나 이 세상을 물러가는 수, 즉 퇴수는 내가 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다. 양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미를 묵묵히 실현해나가는 것이 내 인생의 퇴수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어떤 회사에 입사할 때가 매우 중요하지만, 그 회사에서 물러나는 퇴수는 어떤 의미에서 볼 때 더욱 더 중요하다. 퇴수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퇴수 이후 다음 인생이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는 소위 말하듯이 잘 나가다가, 나중에 퇴수를 잘못 사용하여서 명예도, 돈도, 동료도 다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경기에는 호경기가 있고 불경기가 있다. 경기가 좋아지는 때는 어떤 정책을 잘 못 사용하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경기가 안 좋아질 때 어떤 정책을 잘 못 사용하면 매우 큰 후유증을 낳게 된다.

투자에서도 진격수보다는 퇴수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식을 살 때난 부동산을 살 때 진격수란 주식이나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을 의미하고, 퇴수란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어떤 시점에서 달리 말하면 어떠한 가격대에서 구입하는 것이 사후적으로 수익률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기도 하지만, 결국 구체적인 수익률을 결정하고 실현하는 것은 퇴수이다. 훌륭한 퇴수란 본인의 판단에 따라 적정수익률을 올렸을 경우일 수도 있고, 구입가격을 초과하여 막대한 수익을 남기는 경우일 수도 있다. 때론 구입가격이하에서 매각하는 수가 훌륭한 퇴수가 될 수도 있다. 진격수를 사용할 때 퇴수를 고민하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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