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가 2003년에 일본 간 까닭은?

벤 버냉키가 2003년에 일본 간 까닭은?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6.29 09:28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풍동실험(3)

아무튼...현재의 시점에서 유독 시장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금융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FRB와 FRB의 발표를 순진하게 믿고 있는 일부 초보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뿐일 것이다.

FRB가 주로 주장하는 소비자 물가지수의 안정은 주로 CPI 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얼마전 “CPI에 숨겨진 비밀”을 통해 CPI의 산정방법 자체가 잘못된 것임을 입증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결국 시장에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그것을 억지로라도 끌어 내려서 채권을 더욱 많이 발행하고, 양적 완화를 더욱 강화하자는 것이 미국이 중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방향일지도 모른다.

하긴 일본도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그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극심한 디플레이션의 원인이 되었었다. 미국도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갔고 부동산 버블을 터뜨렸기 때문에 이 부동산 가격이 당분간 원 가치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지표상의 디플레이션 위험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럼...왜 미국의 근사한 계획이 틀어지게 되었을까?

가벼운 디플레이션 환경을 만들어 놓고 양적완화를 추진하려던 미국의 계획 말이다. 이번 FOMC 회의에서도 디플레이션과 관련된 말이 빠져있다. 바로 직전에 FOMC 회의에서는 분명히 있었는데 돌연 그 문구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중국의 딴지는 미국에서도 예상하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계획은 분명 디플레였을 것이다. 그래서 전임 대통령 부시는 산유국들을 찾아가서 그렇게 비굴할 정도로 표정을 지으며 생산설비를 늘려달라고 요청을 했었다.

지금도 석유가 분명히 공급과잉의 상태에 있었고 상당기간 그 새로 만들어진 석유시설에서 생산되는 석유로 인해서 공급과잉의 시대가 조금 더 유지되고 유가는 낮은 가격을 유지했어야 했다.

사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장 시설이 없을 정도로 석유가 남아나지 않았던가?

그런데 갑자기 석유가 오르기 시작했다. 석유 뿐 아니라 구리나 철광석 등 원자재가 동시에 치솟기 시작했다. 물론 달러화 가치 하락이 중요한 이유였지만 그것만으로 주요 원자재의 상승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었다.

여기에 중국이 크게 원인을 제공한다. 명목화폐인 달러를 버리기로 결심한 중국이 자본수지 흑자가 진행되어 들어오는 달러화를 모두 원자재를 사기 시작하면서 전혀 예기치 못했던 원자재 랠리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물론 지금도 유가는 전년 동기대비 싸다. 그래서 미국의 수입물가지수를 보면 전년 동기대비는 무척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튼 마구 찍어내는 달러화에 대한 불신으로 중국이 달러화 대신 원자재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을 미국은 아예 못했거나 혹은 덜 심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어야 한다. 한동안 공급 우위 상황을 만들면서 저유가의 환경을 만들고 또한 적절한 주택경기를 위축시켜서 약한 디플레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무산되자 미국은 즉각 차선책을 강구했다.

원자재가 오르고 최근에는 시장에서 계산에 없던 기대인플레이션이 커지게 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

바로...주택 차압물량을 대거 정리하는 일 말이다. 지난주에 발표된 기존주택 매매건수를 보면 분명 거래 건수는 크게 늘었는데 이상하게도 주택가격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보통 거래가 늘면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이 원칙인데, 거래가 늘면서 주택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는차압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왔다는 말이 된다. 주로 주택가격이 하락한 지역을 보면 미국의 남부지역이었다. 이곳에서 차압물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분명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남부 지역 외의 지역에서는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렇게 해서 주택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그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서 전체 CPI 구송요소 중에서 42%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 임대가격이 덩달아 하락하게 되고 임대가격이 하락하면 당연히 CPI도 하락하게 된다.

이런 미국의 전략은 즉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민감하다고 하는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원자재나 유가가 다소 상승을 하더라도 가벼운 디플레를 만들 수 있고 미국은 계속해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최근에는 유가를 제외한 원자재 가격도 다소 하락이 진행 중에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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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오래전에 중국과 일본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과거 2003년에 벤 버냉키가 일본으로 간 까닭은 단지 향후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함정을 만들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테스트베드로서 일본을 활용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비행기를 만들어도 풍동실험을 한다. 열심히 고민을 해서 잘 만들었지만 최종적으로 예기치 않은 결함을 발견해야만 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전에 실물과 똑같은 일정한 축적의 비행기를 만들어 실험을 하게 된다.

전자제품도 신제품이 만들어지게 되면 우리나라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적당히 시장이 작고(테스트해보기에) 그리고 적당히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가 2003년 5월 일본으로 건너간 까닭은 본격적인 양적완화를 통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를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한 그들의 장기 전략에 대해서 마지막 풍동실험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향후 달러화의 미래, 그리고 시장의 진행방향을 알기 위해서는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의 일본의 엔화와 채권발행에 대한 비밀을 풀어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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