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작전 방불케한 햅틱 아몰레드 개발

007작전 방불케한 햅틱 아몰레드 개발

김병근 기자
2009.08.17 08:14

삼성전자 한국소프트웨어 개발팀이 공개하는 개발 뒷 이야기

"햅틱 아몰레드 개발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안의 연속이었습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S/W), 사용자환경(UI)은 물론 프로젝트 명까지 모두 비밀에 붙여질 정도였습니다. 사업자나 협력업체에 제품이 나갈 때도 외장은 모두 뜯어 알몸만 내보냈습니다. 007 작전을 방불케 했죠."

'보는 휴대폰' 시대를 창출한 햅틱 아몰레드(Haptic AMOLED) 개발 프로젝트는 이처럼 '삼엄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삼성 '애니콜' 브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전략제품인 만큼 보안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밀접하게 일해 온 협력업체와 회의할 때조차도 '그때 그 제품'이나 '전에 말한 그 모델'로 불러야 할 정도였다. 외부에 반출할 때에는 소프트웨어를 삭제하거나 다른 것으로 바꾸는 작업을 한 후에나 내보낼 수 있었다.

↑햅틱아몰레드 전면과 후면
↑햅틱아몰레드 전면과 후면

햅틱 아몰레드 개발을 진두지휘한 김희덕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무선사업부 상무는 "지금까지 햅틱 시리즈가 '촉각' 기능을 부각해 만지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 목표였다면 햅틱 아몰레드는 '보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와 업계에 '보는 휴대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전략 제품이었기 때문에 WVGA AMOLED를 채택하고 기존 휴대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최고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담아내는 것이 절실했다"고 설명했다.

WVGA AMOLED는 현존하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가운데 최고의 화질을 자랑한다. 기존 액정표시장치(TFT-LCD)의 자연색 구현 능력이 70%인데 반해 WVGA AMOLED는 자연색을 100% 이상 재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상무는 집에서도 아몰레드 폰으로 TV를 본다고 한다.

"아몰레드는 3.5인치 대형 화면을 도입해 시원합니다. 집에서도 대형 TV 대신 휴대폰으로 TV를 보는데 그래도 눈이 전혀 피곤하지 않습니다."

김 상무를 비롯한 아몰레드 개발팀은 소비자들이 진정 '보는 휴대폰'을 만끽할 수 있도록 국내 출시된 일반 휴대폰 가운데는 처음으로 디빅스(DviX) 등 고화질 영상 파일 재생 기능을 추가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각종 동영상 파일들을 재생시켜보며 영상이 제대로 구현되는지를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

블록버스터 영화는 물론 제3세계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온갖 영상들이 개발실의 휴대폰에서 하루 종일 돌아갔다. 아몰레드를 거쳐 간 영상물만도 수 백 편이 넘을 정도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박강서 책임은 "15대의 휴대폰에 서로 다른 영화를 올리고 테스트를 했고 심할 때는 하루에 같은 영화를 10번 이상 보기도 했다"며 "이렇게 말하면 부끄럽지만 우리들도 '이렇게 선명할 수 있나'하고 신기해했다"고 회고했다.

아몰레드는 전략 제품답게 국내 3개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동시에 출시되는 것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됐다. 때문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담당자는 물론 관련 디자이너, 기획, 검증 인력 등 총 3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단일 제품 개발에 투입된 인원으로는 가장 많은 규모라는 평가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아몰레드는 출시 5주 정도가 지난 현재까지 25만여 대 팔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아몰레드가 50만 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희덕 상무(맨앞 가운데)를 비롯한 개발팀 소속 연구원들이 '혼'과 열정'을 담아 만든 히트작 아몰레드를 손에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희덕 상무(맨앞 가운데)를 비롯한 개발팀 소속 연구원들이 '혼'과 열정'을 담아 만든 히트작 아몰레드를 손에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아몰레드에는 '원핑거줌'(One Finger Zoom)이란 독특한 기능도 담겼다. 애플 아이폰이 두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멀티터치' 기능인데 반해 아몰레드는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토록 설계했다.

휴대폰이 과거 두 손으로 조작하는 시대에서 한 손으로 조작하는 시대로 변하는 추세를 겨냥했다고 한다.

김 상무는 "햅틱 아몰레드는 '소비자에게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까'에 착안해 만들었다. 원핑거줌은 핸들링(조작)이 편하다. 지하철을 타든 버스를 타든 편리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제 본격 한 손으로 휴대폰을 쓰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걸로 줘야 한다"며 "아몰레드는 어떤 제품이 치고 들어와도 트렌드 주도권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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