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옵션만기일이 싱겁게 끝났지만 증시는 프로그램매매의 '딜레마'에 갇히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수가 오르면 프로그램이 앞을 가로막고, 내리면 프로그램이 뒤를 받치는 '재미없는 장'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증시변동을 지수선물이 아닌 현물이 주도하는 데서 생기는 현상이다. 8일 옵션만기일이 무탈하게 넘어간것도 이같은 구도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만기일 이후 프로그램 매물의 대량으로 출회되며 지수를 뒤흔들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오히려삼성전자(196,500원 ▲3,400 +1.76%)와현대차(473,000원 ▲4,000 +0.85%),삼성전기(457,000원 ▼5,000 -1.08%)등 증시 주도주의 움직임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가 좌우될 것이란 예측이다.
최창규우리투자증권(30,550원 ▲100 +0.33%)연구원은 "프로그램 후폭풍이라고 불릴만큼 매물 압박에 시달리기 위해서는 지수선물시장의 베이시스가 나빠져야 하는 게 1차적 요건"이라며 "이는 최근 증시흐름상 현물시장의 상승세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됐다.
최근 증시 분위기는 코스피지수가 오르면 베이시스가 나빠져 프로그램 차익 매도물량이 튀어나오고, 반대로 내리면 베이시스가 좋아져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쌓이는 패턴을 반복했다. 시장의 주도권을 현물시장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프로그램 후폭풍 우려보다는 현물지수의 움직임에 연동돼 프로그램 매물이 반대로 출회되며 지수의 발목을 잡는 '딜레마'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물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지 않는 이상 지루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8일 옵션만기일에서도 코스피지수가 증권과 보험을 중심으로 한 매수세에 힘입어 현물증시가 상승흐름을 보이면서 베이시스가 약화돼 프로그램 매물이 장중에도 매도우위적 관점을 나타냈다.
심상범대우증권(61,500원 ▼1,700 -2.69%)연구원도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이 우선적으로 중요한 포인트임을 강조했다. 심 연구원은 "프로그램 후폭풍이 일어나려면 기본적으로 삼성전자 등 지수관련 종목이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다만 최근 이들 지수관련종목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갑자기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강한 매수세력이 등장해서 코스피를 끌어올리지 않는 한 지수흐름이 분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올들어 시장을 이끈 삼성전자와 현대차, 삼성전기 등 지수 방향성이 큰 종목의 흐름이 시장의 향배에 미치는 영향이 큼을 의미하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