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로 20일 이평선 돌파 실패…"디커플링 길지 않다" 기대감
선진국 증시의 부진 속에서도 꿋꿋이 상승세를 이어나갔던 국내 증시가 최근 역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상적으로 볼 때엔 이전과 같은 디커플링. 하지만 속사정은 반대다.
지난 9월 중순까지만 해도 코스피지수가 미국 다우존스지수에 비해 상대적 강세였다. 하지만 이후의 흐름은 달라졌다. 다우지수는 전 고점을 뚫고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코스피지수는 지지부진한 조정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코스피지수의 10거래일 움직임을 살펴봐도 다우지수는 기술적으로 3개의 음봉에 불과했지만, 코스피지수는 무려 7개의 음봉이 발생했다. 음봉이 발생했다는 것은 뒤로 갈수록 힘이 딸리는 '전강후약' 장세가 이어졌다는 뜻이다. 시장 체력이나 투자심리가 별로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미국, 유럽을 비롯하여 아시아 국가 주요 대부분이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지 못한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과 일본만 이처럼 상대적 약세를 면치 못할까? 바로 '환율' 때문이다. 두 나라의 공통점은 IT, 자동차를 기반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란 점이다. 달러약세로 자국 환율이 강세가 되고, 원자재 가격도 올라가면서 수출에 불리한 형국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초 고환율로 역샌드위치 효과를 누렸던 한국의 입장에서 다소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원달러 환율이 1150선까지 바짝 다가서면서 수출주에 압박을 주고 있다. 증권사마다 내수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라거나, 당분간 내수주가 유망할 것이란 리포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내수주인 건설주, 소비관련주(의복, 광고 등), E&P관련주, 그린 에너지 관련주 등이 유망주로 언급된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봤을 때 디커플링 상태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만, 큰 흐름은 여전히 선진국 증시와 동조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환율은 '양날의 칼'이다. 비록 달러약세(원화강세)가 되면 수출기업들의 환차익이 이전보다 줄어들겠지만, 대신 선진국 경기가 살아나게 됐을 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유리한 측면도 있다.
국내증시가 디커플링 상태에서 벗어나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선진국 증시에 동조화되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지 그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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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오늘의 시황'
-"디커플링 벗어날지 여부 주목, 당분간 내수주 유리
우리투자증권=달러화의 추세적인 약세는 달러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외국인 매수가 강화되는 효과는 있지만,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인플레이션 헤지용 원자재 수요증가와 가격상승이 파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달가운 현상은 아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과 유가 수준이 주요 박스권의 상, 하단에 위치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경계심리가 더욱 높아질 수 있어 이 역시 선진국과 국내증시의 단기적인 차별화를 유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디커플링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경기회복세 자체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에 있어 수출이 차지하는 역할과 제조업의 비중을 감안하면, 선진국 경기의 회복은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국내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원 달러 환율이 1150원에 대한 지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원화강세에 대한 민감도가 높지 않은 내수주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증권=지난주 FOMC 이후 코스피 업종별 등락률을 보면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수출관련업종이 하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자국 통화 강세-수출주 부진에 따른 디커플링 양상은 일본 증시도 마찬가지다.
원달러 환율 하방 압력을 감안하면 수출주에 대한 접근이 다소 부담스럽다. 하지만 큰 그림상 수출주의 상승 논리가 훼손되지 않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수출주 주가 방향성을 결정지어 온 것은 경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선진국 경기 회복은 수출주에 우호적인 변수다. 아울러 국내 수출에서 중국의 긍정적인 역할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은행, 보험, 건설 등 내수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수출주를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영증권=미국의 경제가 좋지 않아서 미국증시는 오히려 수혜를 받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효과에 다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경기에 비중이 큰 소비가 부진함에 따라 경기선행지수의 끝을 살리기 위해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라는 카드를 쓸 수밖에 없다. G20의 주요국들 역시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확인하였다. 최근 시장은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질 것인가에 대한 부담이 만연했지만 양적완화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로 다시 한 번 유동성효과가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증시의 고점 배경에는 경기부양책 연장과 추가적인 정책 가능성으로 인한 유동성 효과를 좀 더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것과 연말 크리스마스 특수로 인한 깜짝 소비개선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선행지수 상승세가 완화되고, 점차 글로벌시장대비 한국 기업이익 증가율의 상대강도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시기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줄어들고 내수주의 강세가 나타났다. 현재 경기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올해보다 내년 이익증가율이 긍정적인 것은 수출주보다는 내수주다.
신한금융투자= 외국인 매수세 확대 여부가 관건이다. 최근 기관의 매물이 줄어들고 매수로 돌아선 경우도 있지만 기관은 매수의 연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 동향의 특징을 살펴보면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거나 1500선 부근에 가까워질수록 환매가 줄거나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수가 반등하거나 고점일 경우 환매가 크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 고점 부근에 다가갈수록 환매의 증가와 더불어 기관의 매물도 증가할 것이다. 장세 대응이 어려운 만큼 관심 여유를 가지고 반격의 여건이 조성되는지 지켜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