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쥬얼리의 서인영은 내가 뽑은 이 시대의 진정한 패션 아이콘이다. '신상(신상품)' 애호에 따른 '된장녀', 작은 체구로 인한 '루저' 등 부정적 이미지를 모두 날린 그의 당당함이 특히 돋보인다.
현란한 춤과 노래 솜씨 뿐이었다면 그저 그런 걸그룹의 일원에 그쳤을 것이다. 당돌하다싶은 튀는 언행과 자신감, 핸디캡조차 자신의 트레이드로 돌릴 줄 아는 '킬힐' 센스 등은 당대를 대변하는 대표 아이돌로 그를 주저없이 꼽게 만든다.
그와 대칭점에 선 헐리우드 스타로 레이디 가가가 있다. 한국 방문에서도 숱한 화제를 뿌렸던 가가의 일거수 일투족은 늘 세계 연예뉴스 톱을 장식한다. 가가 역시 가식없는 언행과 화려한 볼거리로 스포트라이트와 이목을 집중시킨다.
둘을 단순 비교한다면 난 단연 서인영 쪽이다. 그의 엔터테인먼트적인 탤런트를 더 높이 산다. 하지만 한쪽은 월드스타라는 것이 현실이다.
차이는 뭘 까? 영어 원주민 미국 태생 프리미엄만은 아닐 것이다. 올해 '퀸'의 지위를 굳힌 김연아와 연결 지어보면 한 가지 해답이 나온다.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스포츠 영역에 비하면 서인영이 오른 무대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 가 쳐진 새장이다.
엔터테이너 가가를 규정해 보자. 그의 코드는 '파격과 섹시'이다. 무한한 상상력이 더해져 선정성 논란을 빚는 대담한 퍼포먼스가 그의 경쟁력이다.
제 아무리 끼 많은 우리의 서인영이 결코 넘볼 수 없는 영역이다. 본인은 차치하고 우리 사회가 이를 보듬을 포용력을 가졌는지 의문이다. 그사이 가가는 한 세대를 앞서 나간 '제 2의 마돈나'로 치고 오르지만 서인영은 30여년전 데뷰한 '마돈나'에 머물러야 한다.
이 장애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우리 스스로 잘 안다. 연말시상식마다 코메디언들이 한탄하는 소재의 제한과 최근 구설수에 오른 '빵꾸똥꾸' 사태는 같은 연장선상의 일들이다. 사유의 틀에 제한을 두고 미리 한계를 설정한다면 이를 뛰넘는 창의성은 결코 나올 수 없다.
여기에 덧붙여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한때 필자도 신봉했던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는 구호를 이제 버리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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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예계로 화제를 돌리면 비와 이병헌의 헐리우드 진출을 예로 들 수 있다. 두 배우의 헐리우드 본토 진출은 단군이래 획기적 사건임은 분명하다. 골프, 피겨 스케이팅 등 스포츠 영역에서의 성과 못지 않게 또하나의 세계 영역 정복이다.
동시에 한계도 본다. 그들이 맡은 역은 우리가 머물고 있는 현 주소를 가늠케 한다. 비가 주연한 '닌자 어쌔신'과 이병헌의 '지아이 조'는 헐리우드가 이들에게 요구한 스테레오 타입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역할들이다. 한국적 좀 더 나아가 동양적 롤 모델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이들이 진정한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를 뛰넘는 뭔가가 필요해 보인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올해 G20 반열에 들어 선진국 입지를 확고히 다진 이상 보다 코스모폴리탄적 구호와 시각이 요구된다. 이미 우리 기업들은 세계 초일류 브랜드로 성장하며 세계를 선도할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를 규정하는 중이다. 한국적인 사고에 머물러서는 더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고 사회의 방종을 낳을 무작정의 자유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전제되는 것은 스스로 자정 기능을 갖춘 선진시민 의식이다. G20에 진입해 국격이 높아진 것 못지않게 이에 걸맞는 시민의식의 격상도 요구된다.
P/S 미리 신년 인사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