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여건 점차 비우호적...'리스크 관리'도 필요
갈수록 달아오르는 뜨거운 투자심리와 달리 시장 외부 여건은 냉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시장이 튼튼한 체력을 과시하고는 있지만, 흔들어대는 외풍 또한 만만치 않다.
중국발 외풍은 전날만 놓고 봤을 때는 심하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국 시장이 국채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상에 이어 지난해 4분기 GDP(국내 총생산) 성장률이 10.7%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함으로써 긴축 행보가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내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코스피 지수는 전 고점을 넘어 지난 2008년 6월20일(1731.00) 이후 1년7개월 만에 172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주도주들도 사상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불붙는 모습이었다.
중국에서 건너온 싸늘한 바람은 견뎌냈지만, 문제는 미국발 냉풍이다. 국내 증시에서 미치는 민감도는 중국보다 단연 미국이 훨씬 높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규제의 바람이 나타나고 있다. 그 칼날을 들이댄 것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형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규모와 투자 관행을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번 안은 상업은행이 모기지 담보증권(MBS)이나 헤지펀드 부동산 사모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업은행이 대출 예금 등 고유의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해 투자은행과 경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대형은행의 과도한 투자 후유증이 재발하는 것을 막아 견실한 금융시스템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다소 몸을 사리는 분위기였다.
중국의 긴축 분위기에 이미 긴장한 상태인데다, 미국까지 규제이야기가 나오자 그동안 증시를 이끌었던 우호적 분위기(돈을 풀고 경기를 부양하는)가 서서히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드러냈다. 미국 증시는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1~2% 하락했다.
사실 미국과 중국발 냉풍이 아니더라도 국내 증시가 1700선 위로 올라오면서 지수 불안감이 어느 정도 감지됐던 것은 사실이다. 펀드 환매도 많이 늘었고 선물시장에서도 베이시스 악화와 더불어 매수와 매도 포지션의 첨예한 대립 등 다소나마 경계감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계속되고는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수 전체로 볼 때 그동안 조정 없이 올라온 만큼 리스크 요인도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지수보다는 종목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전문가들의 주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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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베팅할 것인가? 일단 퇴각할 것인가?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상승기류에 변함이 없다는 의견과 서서히 리스크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시기가 왔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낙관적인 분위기가 훨씬 우세하지만, 국내 증권사 분위기상 ‘비관론’을 펴기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하나대투증권은 “중국경제가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정상화되고 있어 과잉유동성과 그에 따른 자산 가격 버블을 통제하기 위한 정책 변화는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중국의 긴축우려는 악재임에 틀림없고 이는 글로벌증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증시의 단기 변동성 증가와 상승탄력을 둔화시키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아직은 지난해 이후의 상승흐름을 돌려놓을 만한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04년의 긴축이 실물부문의 과잉투자 억제였던 것에 비해 지금은 자산과열 을 억제하자는 것이어서 중국의 실물경제 나아가서는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당시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나대투증권은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미국 경제는 회복속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최근 미국의 소비지표나 주택지표 등 미국경기의 회복을 나타내는 신호들이 아직까지 회복력이 높지 않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되는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중국에서와 같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어 출구전략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업종(철강, 화학, 해상운송)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대응은 피하라는 주문도 함께 내렸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과 같이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장에서는 종목별 대응이 유리하며, 안정적인 수급이 마련됐는지 여부와 장기적인 성장성 부각이나 출구전략에 대한 방어기능 등을 확보한 업종 및 종목으로 투자대상을 한정하는 것이 시장대응에 있어 보다 유리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