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신사옥에 '現代' 문패 내걸어… '현대 명가 재건' 의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신사옥은 분주했다. 2일부터 새롭게 업무를 시작한 이곳에현대엘리베이(84,200원 ▼4,600 -5.18%)터, 현대아산, 현대경제연구원 등이 마지막으로 이사했다. 이로써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1600여 명의 직원이 한 사옥에 모이게 됐다.
특히 현대아산, 현대경제연구원 등 종로구 계동 사옥에 있던 직원들은 감회가 남달랐다. 계열분리 된 후에도 현대·기아차(161,700원 ▼6,800 -4.04%)그룹 소유의 계동 사옥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의 한 직원은 "매일 아침 계동 사옥 앞 '現代(현대)' 머릿돌 대신 연지동 사옥 앞 '現代'가 새겨진 문패를 보니 새로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계동 사옥 앞에는 가로 2.5m, 세로 1.8m의 '現代'가 새겨진 머릿돌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머릿돌은 옛 현대그룹 계동 사옥이 준공된 1983년 5월 입구 왼쪽에 설치된 뒤 '현대가(家)'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난 2002년 현대·기아차가 현대건설로부터 사옥을 매입할 당시 잠시 없어졌다가 2008년 2월 복원된 바 있다.
현대그룹은 연지동 새 사옥 입구에 가로 1.3m, 세로 0.9m의 현대그룹 로고와 국·영문 주소가 적힌 문패를 설치했다.
일단 현대그룹 측은 "계동 사옥 앞에 있는 표지석과 같은 것은 아니고 단순히 그룹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재계에서는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왕회장)의 현대정신을 이어받아 현대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현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지동 신사옥 동관 2층에 위치한 고객접견실 벽면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사진과 어록, 현대그룹의 발전사로 꾸며져 있다. 서관 꼭대기 층에는 정 명예회장의 호(號)를 딴 회의 공간인 ‘아산(峨山)’홀도 만들었다.
현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범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현대건설은 주력계열사인현대상선(19,810원 ▼1,440 -6.78%)지분 8.3%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반드시 인수해야할 회사다. '명가 재건'이라는 명분과 경영권 확보라는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인수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대상선 지분 32.5%를 보유한 현대중공업 측이 현대건설 매각작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한 데 이어 현대오일뱅크 인수까지 적극 추진하는 등 범 현대가 세력 결집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