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흔들리는 체에서 끝까지 남는자

[개장전] 흔들리는 체에서 끝까지 남는자

정영화 기자
2010.03.25 08:19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종국에까지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실제로 대세 상승장에서조차 끝까지 수익을 내는 사람이 많지 않다. 대부분 증시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패턴은 이러하다.

맨 처음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뛰어든다. 1000원하던 주가가 2000원 정도까지 오르면 대부분 더 기다리지 못하고 나온다. 여기까지만 해도 수익은 어느 정도 난다.

문제는 주가가 계속 오른다는 점. 처음에는 지긋이 기다린다. 하지만 기다리던 조정은 오지 않고 주가는 계속 오르기 시작해 3000원, 4000원까지 오른다.

그러면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올라탄다. 그렇게 해서 주가가 4000원일 때 들어가면 5000원 근처까지 오르는 듯하다 폭락으로 돌변한다. 손절매 시기를 놓치고 하다보면 주가는 다시 1000원~2000원까지 내려앉은 뒤에야 처분한다. 결국 1000원 벌고 나중에 3000원을 잃어 손해로 끝이 난다.

이것이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여기서 성공한 투자자이라면 1000원에 사서 꼭지인 5000원까지는 아니더라도 3000원~4000원 부근에서 팔고 나와 다시 뛰어들지 않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인내심과 뚝심'이다. 자신이 생각한 적정가격 부근까지 도달할 때까지 느긋이 기다려야 하고, 반대로 한 번 주식을 판 뒤에는 주가가 다시 오르더라도 쳐다보지 말고 참아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식시장 상황이 장기적으로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체로 치는 것처럼 계속 흔들린다. 결국 가는 것은 대부분 체에서 빠져나가고 끝까지 남는 것은 몇몇 굵은 것들이다. 마지막까지 체에서 남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리 흔들어도 꼼짝하지 않는 ‘인내심 많고 뚝심 있는’ 사람이다. 실제로 성공한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이런 자질들을 금방 엿볼 수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을 살펴보면 상당히 ‘뚝심’이 있다. 한국 시장이 저평가됐다고 생각하고, 1분기 기업실적이 좋다고 판단하자 거침없이 사들인다. (일부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대비한 이들일 수 있다.)

어찌됐든 이달 들어 한 번 사들이기 시작하자, 달랑 하루를 제외하고 내내 'Go Go'다. 무려 코스피에만 순매수한 금액이 4조1293억원이다.

전날의 경우만 해도 장중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이날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유럽 국가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나스닥 선물이 하락했지만 외국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코스피를 375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UBS AG 이코노미스트가 그리스가 '디폴트(default·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큰 흔들림이 없었다.

외국인의 투자패턴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 여러 모로 넘치는 측면이 없지 않다. 강물 정도에 불과한 국내 시장에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갔다 하면 ‘밀물’과 ‘썰물’ 여파가 시장을 뒤흔들 때도 많다.

이들의 투자패턴은 싸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사고, 비싸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팔아치우는 형태를 많이 보였다. 물론 과감한 실행력은 ‘풍부한 돈’에서 나오는 것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이기는 게임’을 많이 했다는 점에서 늘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장세는 외국인 수급이 관건인 만큼 방향성은 외국인투자자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최근 미국의 주요 지수 급등에 따른 경계에도 기존 추세에 대한 시각은 유효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물론 미국 주요지수가 최근 급등에 따라 조정 받을 가능성은 열려였지만, 이는 추세적인 변화라기보다는 기술적 차원의 조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또 “시장을 괴롭히고 있는 그리스 문제와 미국 경기지표도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최근 외국인 동향을 살펴보면 관련 악재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크게 강화되지 않는 한, 외국인 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