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대량환매가 가시화되고 있다.
3년을 기다린 펀드 투자자들이 기다린 끝에 '액션'에 나서면서 증시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일 기준으로 실질적으로 사상 최대인 5003억원이 환매된 것으로 집계되면서 '펀드발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펀드 환매는 필연적이다. 2007년 펀드 열풍에 대한 후유증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는 동안 크게는 60% 이상 원금손실을 감내했던 펀드투자자들이 원금이 회복되면서 '징글맞은'펀드에서 이탈하는 상황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2000선까지 환매로 대기중인 펀드자금은 33조6000억원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다가가면서 뒤늦게 펀드에 올라탄 늦깎이 투자자의 자금이 아직도 34조원 가까이 '징글맞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원금 회복을 목빠지게 기다린다는 이야기다.
오성진현대증권리서치센터장(상무)은 "주가지수가 높아질 수록 환매욕구는 커질 것"이라며 "예전 펀드 열풍을 고려하면 피할 수 없는 증시의 숙명"이라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에 따르면 최근 환매가 가속화되는 자금은 2007년 하반기 증시에 유입된 펀드자금이다.
코스피지수 1700~1800선에 유입된 자금은 9조6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올들어 2조6000억원 가량이 환매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직도 1800선까지 튀어나올 환매자금이 7조원이나 되는 셈이다.
1800선을 뚫었다 해도 1800-1900선까지 12조원, 1900-2000선까지 12조원 등 24조원 가량이 환매 대기자금으로 묶여 있다.
문제는 외국인이다. 펀드 환매를 받아낼 수 있는 유일한 '매수인'이기 때문이다.
4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외국인 매수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센터장은 "펀드런을 대항해 줄 수 있는 것은 외국인"이라며 "이들이 환매를 버텨주지 못하면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올들어 외국인은 하루 평균 2600억을 순매수했다. 펀드 환매는 하루 평균 1100억원 수준. 자연스럽게 외인이 펀드런 자금을 소화해준 셈이다.
펀드발 조정의 관건은 미국의 금리다. '당분간 현 수준의 기준금리 유지'를 발표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의 '배려'에 금리차와 환차익을 노린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국내증시에 유입돼 펀드런을 막아내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재차 대두되면 코스피시장의 큰 폭 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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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금리에 민감한 방응을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일단 환매한 자금을 은행이나 단기 은행상품에 예치한 투자자들이 국내 금리가 상승하면 증시로 펀드자금이 돌아올 여지가 작다.
'펀드런' 우려가 제기되는 시기에 적절한 대응법은 지수 변동성에 대비하면서 실적이 받쳐주는 우량주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투신이 환매 요구에 시달리면서도 향후 긍정적인 모멘텀을 갖고 있는 전기전자와 자동차 우량주를 팔기보다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덜한 비우량주를 중심으로 매도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증시는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우량주가 긍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오 센터장은 "업종 대표주 내에서 실적을 고려한 종목찾기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며 "최근 단기 급등한 전기전자와 자동차 관련 우량주도 눈길이 가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은행이나 철강, 전기가스 등 업종에서 저평가된 종목이 방어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