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소낙비는 일단 피하는 게 상책

[내일의전략]소낙비는 일단 피하는 게 상책

오승주 기자
2010.05.18 16:17

증시의 조정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외국인이 파는 종목을 개인이 받아내며 종목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5월 들어 외국인은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으로 재정 위기가 전염되는 와중에 그동안 사들였던 전기전자와 자동차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반면 유통과 내수주를 담으며 안전운행에 집중하는 상태다.

하지만 개인은 외국인이 파는 전기전자와 자동차를 사들이면서 향후 증시 반등시 수익률 회복을 노리는 모습이다. 돈줄이 마른 투신은 철강과 전기전자 대형주를 팔아치우면서 업종별 패턴이 아닌 종목별 각개 격파를 노리고 있다.

투신이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베팅에 나선 가운데 국내증시는 외국인과 개인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5월 들어 재부각된 유럽 재정문제 이후 외국인의 매매성향은 상당부분 달라졌다. 3월과 4월 집중적으로 사들였던삼성전자(210,750원 ▲14,250 +7.25%)하이닉스(1,011,000원 ▲95,000 +10.37%),LG디스플레이(11,920원 ▲650 +5.77%),현대차(499,500원 ▲26,500 +5.6%),현대모비스(400,000원 ▲10,000 +2.56%)등 전기전자와 자동차 주도주는 순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반면KT&G(157,800원 ▲3,100 +2%)(536억원 순매수)와아모레퍼시픽(129,800원 ▲2,100 +1.64%)(247억원)KT(61,500원 ▲2,400 +4.06%)(440억원),롯데쇼핑(108,800원 ▲4,700 +4.51%)(114억원) 등 내수 방어주에 대해서는 '사자'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은 외국인이 파는 종목을 바구니에 주워담고 있다. 5월 들어 LG디스플레이를 1086억원 순매수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3000억원 이상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5월 들어 4조2900억원을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했다. 개인은 3조46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비워내는 주식을 개인이 받은 셈이다.

외국인 매도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 이탈로 그동안 매수했던 종목 위주의 차익 실현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는 분위기가 증권가에서는 지배적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무차별적인 매도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위세정 한국증권 연구원은 "유럽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 등이 확산되면서 외국인 매도가 5월 들어 확대되고 있지만, 지수가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위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은 양호한 상태이며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9.3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조심스럽게 다른 해석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증시를 이끌며 돈 줄 역할을 했던 전주(錢主)인 외국인들이 자금을 거둬들일 때를 기회로 보고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타이밍상' 조금 섣부른 감도 있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증시를 날씨로 표현하자면 우박을 동반한 소낙비가 내리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때는 외국인이 내놓는 주식을 매수 기회로 보기보다는 잠시 오두막에서 쉬어가는 시기로 여기는 게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소낙비가 그친 뒤 상황이 잠잠해지는 기미가 보일 때 '사자'에 집중해도 타이밍상 늦지 않다는 해석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개인이 외국인의 '총알받이'역할을 할 우려도 있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잠잠해질 경우 우량주 매수에 나서는 타이밍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주식은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원칙이다. 소낙비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인 뒤 고르고 싶은 종목을 쇼핑하는 것도 그다지 나쁜 전략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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