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헝가리發 조정 이후를 보자

[오늘의포인트]헝가리發 조정 이후를 보자

김지산 기자
2010.06.07 11:46

신 정권에 의한 '빅 배스' 현상… 선별적 저가 매수전략 유리

헝가리 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가능성에 다우지수가 1만선을 내주고 7일 코스피 시장도 2% 넘게 하락했다. 유럽발 위기감이 재차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과 금융업종이 -4% 안팎의 낙폭을 보이는가 하면 증권주들도 -3%대 조정을 받고 있다. 대형주 가운데서는 최근 거침없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기아차 외에는 상승 종목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증시에서 헝가리발 위기에 의한 하락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부정적이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증시가 타격을 받는 건 헝가리의 새 정권의 정치적 이슈에 의한 위기감 때문이지 헝가리 자체의 펀더멘털 문제 때문은 아니라는 의견들이 많다.

이런 견해는 헝가리의 실체적 상황에서 근거를 찾는다. 헝가리는 지난 4월 열린 총선에서 8년간 집권했던 좌파 사회당이 참패하고 우파 정당인 피데스(청년민주연맹)로 정권이 넘어갔다. 새 정권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부가 경제 위기 상황을 축소, 조작했다며 디폴트 가능성이 과장된 것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헝가리 국채만기는 올해 259억달러, 2011년 86억달러, 2012년 56억달러가 예정돼 있다. 올해 만기는 6월에 179억달러가 몰려 있어 이번 달이 헝가리 위기설의 정도를 파악하는 분수령이다.

2008년 10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안정화 프로그램을 착실히 수행 중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전기대비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올해 들어 무역수지 흑자를 시현 중이다.

헝가리는 IMF와 EU로부터 200억유로의 2년 만기차관을 지원받는 약정을 맺어 지난해 9월까지 86억유로를 인출했다. 이후 금융위기가 진정되자 인출을 중단해 필요하면 오는 9월까지 나머지 금액을 인출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헝가리가 디폴트 가능성을 들고 나온 건 신임 CEO가 누적 손실을 최대한 털어버리고 과오를 전임자에게 넘기는 빅 배스(Big bath) 현상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유진투자증권 곽병렬 연구원은 "헝가리 사태는 지난해 10월 그리스 정권교체와 더불이 2009년 재정적자 전망치를 대폭상향 했던 것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데자뷰 효과가 컸다"며 "그러나 이번 사태는 신정부의 빅 배스 현상의 일정이라는 점에서 대형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증시 급락을 빚쟁이(채권국)들이 헝가리 발언에 놀란 현상으로 해석하며 단기 악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주말 유럽 증시 하락 과정에서 헝가리보다 헝가리 채권을 많이 보유한 오스트리아 주가의 하락 강도가 더 컸고 유로화 역시 하락세를 나타내며 전 저점을 하회했다. 지난해 3월 동유럽, 11월 두바이, 올해 1월, 5월 그리스 위기 등 돌출과 봉합을 거쳐왔다"며 새로운 성격의 위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의 견해도 같다. 임 팀장은 "헝가리 경제상황은 그리스 등 서남유럽국가보다 양호하고 이미 IMF가 적극적인 안정화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며 지난해 경상GDP대비 재정적자가 4.0%로 서남유럽 국가들보다 양호하다"며 디폴트 가능성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지금의 조정국면을 즐기면서 보수적인 매수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 연구원은 "헝가리 사태가 정치적인 이슈일 뿐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닌만큼 국내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크지 않다"며 "1600선 지지를 확인하며 IT,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 위주의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곽병렬 연구원은 "IT 업종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배율(P/E) 기준으로 역사적 저평가 국면이며 중국 이구환신 정책의 수혜와 함께 애플 아이폰 4G 출시 등으로 긍정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선별적 저점매수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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