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어게인2002'…증시는?

[오늘의포인트]'어게인2002'…증시는?

김명룡 기자
2010.06.23 11:35

"이젠 '어게인(Again) 1966'이 아니라 '어게인 2002'다."

대한민국이 월드컵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축구가 16강을 넘어 8강 그리고 4강으로 힘차게 내달리며 2002년의 영광이 재현되길 바라는 것은 온 국민의 '꿈'일 것이다.

2002년 월드컵 16강전 상대는 이탈리아. 당시 붉은악마가 준비했던 카드섹션 문구는 '어게인(Again) 1966'이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오른 신화를 재현해주 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이번 우르과이와의 16강전 카드섹션 문구를 만든다면 1966년 성과를 넘어섰던 '어게인2002'가 될지도 모르겠다.

월드컵 축구 성적만 보면 '어게인 2002'를 외치고 싶지만, 증시를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국내 증시 성적표가 신통치 못한 탓이다.

2002년 6월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는 6.7% 하락하는 등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2002년 6월4일 폴란드와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승리한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806.33에서 809.59로 3.26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6월10일 미국과의 경기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승리해 16강을 확정지은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822.01에서 809.16으로 12.85포인트 하락했다. 이탈리아 전에서 승리해 8강에 진출한 다음날은 코스피지수가 809.4에서 776.37로 33.03포인트나 떨어졌다. 스페인과 8강전에서 승리 4강전에 오른 다음날에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2002년 6월25일 독일과의 4강전 카드섹션 문구는 '꿈★은 이루어진다'였다. 독일의 벽은 높았고, 위대한 도전은 막을 내린다.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월드컵기간 중 최대 수치인 54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마감 했다. 한국 축구가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는 동안 국내 증시는 별(★) 볼 일 없었던 셈이다.

다른 월드컵 때는 어땠을까? 2006년 독일월드컵이 열릴 당시에도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월별로 1.7%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도 마찬가지다.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경기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보합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2년 월드컵은 우리나라에서 개최돼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경제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주식시장에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월드컵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월드컵이 열리는 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이벤트가 짝수 해에 열리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IT(정보통신)제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만든다"며 "실제 이벤트가 열리게 되는 순간이 수요의 고점이 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가 대체적으로 짝수해에 약하고 홀수해에 강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월드컵이 짝수해에 열려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

정보기술(IT) 버블이 붕괴된 2000년과 신용카드 사태가 터진 2002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심화된 2008년에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실적과 경기전망이 대략 1년 주기로 부침이 일어났다"며 "이 같은 사이클이 주가흐름과 맞물리면서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증시가 부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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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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