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에 뭉칫돈…주주 청약률 높고 실권주도 수백대 1 경쟁률
상장사들의 유상증자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률이 100%에 육박하고, 실권주 청약률도 수백대 1에 달해 공모주 청약 열기 못지 않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1~22일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을 받은한진해운은 1091만5219주 모집에 1010만5913주 신청이 들어와 청약률 98.8%(우리사주조합 포함)를 기록했다. 실권율은 1.2%에 그쳤다.
최근 해운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2만3300원으로 현 주가(23일 종가) 3만6350원 보다 35% 할인된 가격에 싸게 살 수 있어서 투자 매력이 커진 덕이다. 이날 한진해운은 장중 3만82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황이 나빠 증자 성공이 힘들었겠지만 올해 실적이나 주가 등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일부 직원들은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외에 실권주를 더 받으려 했는데 실권주가 너무 적어 실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실권주 12만6806주는 이날부터 25일까지 일반공모를 받는다. 대표주관회사인 대우증권 관계자는 "발행가와 현재가 괴리율이 워낙 큰 데다 실권주 물량이 적어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2500억원 규모의 증자대금을 차입금 상환과 컨테이너선박 시설 증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16~17일 LG이노텍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실권주 공모는 3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4억원 공모에 1조5447억원의 청약금이 몰린 것. 높은 경쟁률 때문에 실권주 청약에 1억원을 넣어도 배정받는 몫은 단 2주 불과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성장 기대감이 큰 데다 발행가격이 당시 주가 보다 20% 가량 낮아 청약 과열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주주배정 당시에도 98.15%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청약 열기는 중소형주도 마찬가지. 이날 전원공급기 개발업체인이화전기(400원 ▲105 +35.59%)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400만여주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이 282.2대 1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불과 18억원을 공모하는 데 5193억원이 몰린 것. 지난 17~18일 실시한 주주배정 때는 청약률 84%를 기록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인현우산업(3,430원 ▼30 -0.87%)도 지난 8일 실시한 실권주 3만5992주 공모에 청약금 3414억원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무려 1512대1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했던 구주주 청약률은 97.7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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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유럽발 재정위기 속에서도 국내 증시가 잘 버틴 데다 하반기도 좋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 주변 자금들이 공모주에 이어 유상증자 청약에 몰리는 것으로 풀이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계획도 활발해지고 있다.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올 들어 5월 말까지 유상증자 금액은 1조1615억원(1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01억원(21건)에 비해 61% 줄었다. 하지만 이달 납입분 유상증자 규모는 총 6832억원(6건)으로 전달 2357억원(5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 증권사 IB 담당자는 "증시 전망과 기업의 펀더멘털도 중요하지만 그 만큼 시중 자금을 넣을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발행가가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매력적이라면 일단 돈을 넣고 보는 것"이라며 "특히 실권주는 홍보도 거의 안하는 데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청약 과열에 따른 주가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중 금리 보다 매력적인 수익률을 보고 들어간 자금들이 많아 신주 상장 이후 단기 차익 물량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달 5일 신주 상장을 앞두고 있는 LG이노텍 주가는 지난 18일 실권주 청약완료 이후 나흘 연속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