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반면 증권사 랩어카운트로는 자금이 몰려 자산운용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자문형 랩이 직접투자와 펀드투자 중간 성격의 상품인만큼 '펀드와 랩'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6조101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코스피 지수가 1700선에 안착하자 차익을 실현하거나 원금 회복성 환매가 잇따르면서 운용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와중에 증권사의 자문형 랩 상품으로는 자금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월말 출시된 하나대투증권의 랩 상품으로 2000억원이 들어왔고,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1630억원이었던 잔고가 이달엔 2620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증권도 750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되는 랩 상품은 펀드에 비해 주식 편입비를 탄력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올 상반기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내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가뜩이나 펀드 환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운용사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일부 운용사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 차원에서 자문형 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상황을 좀 더 관망한 뒤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겠다는 운용사도 여럿이다.
그러나 자문형 랩 상품은 직접 투자와 펀드 투자의 중간 성격으로 투자 리스크 수위가 다른 만큼, 상품 갈아타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후정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집중 투자를 할 수 있는 랩이 하나의 투자기회가 될 수 는 있겠지만 리스크 관리, 규정 등이 펀드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랩은 집중 투자가 가능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변동성 리스크에 노출되는 단점도 있다"면서 "랩이 국내 투자 위주이기 때문에 부진한 해외펀드의 대안으로 고려해 볼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