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곳 이상 동시 진행...공급과잉 재연 우려
더벨|이 기사는 07월19일(16:11)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기업공개(IPO) 청약 일정이 8월에 몰리고 있다. 시장 침체로 움츠려 있던 SPAC들이 일거에 쏟아져 나오며 벌어진 현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처럼 SPAC 공급 과잉에 따른 공모 실패 도미노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올 하반기 상장 예정인 SPAC은 총 12곳이다. 지난 5월 시장 불안으로 공모를 철회했던 교보KTB·대신·한국투자 SPAC을 비롯해 하나·이트레이드·키움·부국·HMC 등 상장 예심을 통과한 SPAC만 9곳에 달한다. 동부·솔로몬·IBK SPAC도 설립을 마치고 상장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공모 일정을 8월 중순~하순 사이로 잡아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간 공모 예정인 SPAC은 최소 6곳이다. 공모 총액은 1500억원으로 현재까지 상장한 SPAC들의 공모액(3097억원)의 절반에 이른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하나 SPAC이다. 지난 5월 중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시장을 관망하다 지난 1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8월 9~10일 일반 공모를 실시한다. 이어 한번 고배를 마신 바 있는 교보KTB SPAC이 8월17일 전후로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예비심사를 통과한 HMC SPAC도 교보KTB SPAC과 비슷한 시기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트레이드 SPAC은 8월31일~9월1일로 공모 청약 일정을 확정했다. 키움 SPAC·대신 SPAC 역시 8월 말로 청약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일정을 고민하고 있는 한국투자·부국 SPAC 역시 8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이는 분위기를 살피던 SPAC들이 시장 회복 기미가 보이자 거의 동시에 공모의 시동을 걸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PAC 공모 시장은 지난 5월 교보KTB 등이 잇따라 실패하며 급속히 얼어붙었지만 6월 말 신영·한화 SPAC이 투자자 모집에 성공하며 회복세를 띄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특정 기간에 SPAC 공모가 몰리면 시중 자금이 이리저리 갈려 성공률이 낮아진다. 특히 SPAC은 단순한 돈뭉치 회사라 타사와 차별화가 쉽지 않다.
지난 5월 일부 SPAC이 잇따라 공모를 철회해야 했던 것도 시장 냉각에 더해 그간 우려해왔던 공급 과잉 이슈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어느 정도 시장에 선보인 상황에서 비슷비슷한 SPAC이 다시 한 번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버리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설명이다.
독자들의 PICK!
8월 공모 예정 SPAC들은 규모(200억원 전후)와 합병 대상(IT 및 녹색기업)이 천편일률적이어서 정도가 더 심하다. 신영·한화 SPAC 공모에서 지렛대 역할을 했던 공모금 예치 비율도 100%로 '기본'이 됐다. 이런 상태라면 8월 공모 SPAC 중 한두 곳은 공모 실패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사도 이를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SPAC 담당자는 "청약일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타 SPAC의 일정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며 "무리가 따르는 것은 알고 있지만 SPAC 공모 시장 자체가 또 언제 얼어붙을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밀어붙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