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광고에 '왕 회장'만 등장하는 까닭은

현대重 광고에 '왕 회장'만 등장하는 까닭은

우경희 기자
2010.07.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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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 철학 전달할 최고 모델..STX는 크루즈선이 단골

월드컵 개막을 앞둔 지난달 3일. TV에 낯익은 인물이 등장해 "다 잘될 것"이라며 국민들을 다독였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 현대중공업의 기업 이미지 광고를 통해서였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008년 선보였던 첫 광고에도 정 명예회장이 등장했다. "방어진 백사장에 조선소를 짓겠다"는 정 명예회장의 육성이 카랑카랑했다.

내부적으로 후보작에 올랐다 탈락한 시안에도 정 명예회장이 등장한다. 생전 정 명예회장이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2000년대가 되면 일인당 국민 소득이 2만달러 가량 될 것"이라고 하자 방청객들이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웃는 장면이 나온다.

현대중공업(402,500원 ▼16,500 -3.94%)이 정 명예회장을 광고 모델로 활용하는 이유는 그가 현대중공업의 기업 철학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이 등장한 광고에는 화려한 광고기법이 사용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국민기업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현대중공업의 의지를 담기에는 최고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 명예회장이 광고에 등장할 때마다 '확대'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범 현대가(家)가 정통성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광고가 방영되자 최대 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100억원의 예산을 들인 이번 광고도 현대건설이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현대건설의 창업주이기도 한 정 명예회장을 현대중공업이 등장시키자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 정도로 현대중공업에 '정주영' 이름 석자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TV 광고가 많지 않은 조선업계지만 간간이 나오는 TV 광고에는 현대중공업처럼 그 회사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STX의 광고에는 '바다위의 호텔' 크루즈선이 단골로 등장한다. 국내 조선사 중 크루즈선을 건조하고 있는 곳은 STX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STX는 지난 2007년 세계 2위의 크루즈선 업체인 노르웨이의 아커야즈(현 STX유럽)을 인수했다.

삼성중공업은 방송광고와 관련해 아픈 추억이 있다. 조선이 극 호황이던 지난 2007년 중순, 삼성중공업이 16년 만에 방송광고를 재개했다. 마이애미 현지 로케를 진행하는 등 대대적으로 추진된 프로젝트였다. 최고를 지향하는 삼성 계열의 조선업체다운 스케일이었다. 하지만 이 광고는 그해 12월 삼성중공업이 연루된 서해안 원유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빛을 보지 못하고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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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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