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
-세계 4위 '솔러펀' 인수로 단숨에 주목
- 관련사업 4~5년후 본격성장…시장선점
-태양광기업 추가 M&A 기회 찾아올 것
"2018년까지 솔라펀에 총 3조원 이상 투자해 세계 최대 태양광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겠습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을 찾던 한화그룹이 태양광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을 통해 태양전지셀을 생산, 워밍업을 하더니 지난달 초 중국의 세계적인 태양광업체 솔라펀을 전격 인수했다. 솔라펀은 생산능력 기준으로 태양광셀부문 세계 10위권, 모듈 기준으로 세계 4위 업체다. 한 번의 인수·합병(M&A)으로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는 태양광기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같은 공격적인 행보는 그룹 총수인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큰 것이 작은 것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다"며 태양광사업에서 신속하고 전략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머니투데이가 한화케미칼 최고경영자(CEO)이자 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책임진 솔라사업단장 홍기준 사장을 만났다. 그는 한화가 역점을 두는 태양광사업, 한화케미칼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화그룹이 태양광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신성장동력을 고민하다 찾은 것이 태양광입니다. 태양광이 정부의 지원이나 보조금 없이 자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본 것이죠. 에너지는 항상 시대의 주요한 산업이었습니다. 태양광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태양광산업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전문가들은 태양전지(모듈)의 시장규모가 2009년 6.4기가와트(GW)에서 2010년 13.1GW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2015년에는 그 규모가 30GW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현재는 유럽과 미국이 태양광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앞으로 중국 인도 캐나다 등 새로운 거대시장들이 성장하면 규모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앞으로 4~5년 후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태양광사업에서 한화의 경쟁력을 꼽으신다면.
▶태양광은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관심이 많지만 딱히 '이거다' 하고 나서는 곳도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모두 시작선에 있다는 게 저희들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고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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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사업은 특성상 폴리실리콘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수직통합을 통해 일괄생산체계를 구축할 경우 탁월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금력과 기술력, 세계적인 영업망을 갖춘 대기업에 유리한 부분이 많습니다.
한화는 금융, 건설, 제조 3가지 부문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췄습니다. 솔라펀과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큽니다. 한화와 같은 대기업이 선도기업의 자리를 점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산업 내 경쟁구도가 바뀌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격변의 시기이자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한화가 이 시점에 가장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한발 앞서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른 그룹들보다 훨씬 적극적인데요,
▶그룹 회장이 역량을 모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께서 그런 것을 강하게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태양전지셀 생산공장을) 단계적으로 지으려고 했는데 "단계적으로 지어서 언제 따라가느냐. 그러면 '스텝 점프'를 해라"는 구체적인 주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솔라펀을 인수하게 된 겁니다. 그룹 총수가 그룹의 모든 역량을 모아 태양광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보자고 약속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것이 큰 힘이 될 겁니다.
―태양광이 정부 보조금 없이도 수익을 내는 시점을 언제로 보시는지요.
▶우리나라 태양광기업들은 중국보다 길게는 10년을 뒤져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그게 그렇게 빨리오겠냐' 했던 것같습니다. 홀로 서는 시점이 2015년이냐? 2020년이냐? 장기적으로 보면 5년, 10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점쟁이처럼 정확히 맞혀서 들어갈 수 없다면 대세를 보고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솔라펀 인수는 어떤 점에 주목한 것인지요.
▶태양광은 밸류체인상에서 폴리실리콘을 갖고 잉곳, 웨이퍼, 셀, 모듈 이렇게 4단계를 거치는데 솔라펀은 이것을 다 갖고 있습니다. 빠진 것은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것하고, 다운스트림 쪽에 시스템 프로바이더 기능 정도입니다. 솔라펀 인수는 본격적으로 태양광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시작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화그룹은 당장 솔라펀의 모듈제조 규모를 현재 900메가와트(MW)에서 내년까지 1.5GW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후로도 2018년까지 총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 최대 태양광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입니다.
―인수가격은 어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시점상으로 태양광경기가 '슬로'한 상태였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난주 나스닥시장 가격을 보니 저희가 산 가격보다 30% 정도 비싸더군요.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연내 추가적인 M&A 계획이 있으신지요.
▶태양광사업에 발을 담그고 스텝업 방식으로 점프하는데 (솔라펀 인수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그런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화학산업의 또다른 관심은 2차전지 쪽인데요.
▶2차전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소재의 안정성이나 안전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화는 2차전지 양극재를 개발했고, 실증화 플랜트 건설이 올해 10월에 끝납니다.
한화케미칼이 개발한 양극재 LFP(LiFePO4·리튬 인산 철)는 기존 양극재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LCO(LiCoO2·리튬 코발트 산화물)와 달리 자연 속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철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재료를 개발하면 그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2차전지 개발에 대해선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중대형 2차전지 상용화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산업의 하반기와 내년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올해 전망을 하면서 처음에는 굉장히 안좋을 것으로 봤습니다. 지난해의 반으로 잡았다가 70%선을 잡았는데 현재까지는 지난해 정도의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4분기가 남아있지만 8월까지는 괜찮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괜찮은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봅니다.
일반적으로 내년에 저점에 도달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운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나빠지진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011년부터는 전세계적으로 신·증설 계획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후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석유화학 수급현황도 타이트할 것으로 봅니다.
―다른 신사업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바이오산업은 2016년쯤 수익이 나기 시작하고 2020년에나 개화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그때쯤에는 사업으로서 기본골격을 갖추고 미래 성장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화케미칼이 블록버스터급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한 'HD203'는 최근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3상을 신청했는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습니다. 탄소나노튜브도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입니다. 다만 사업이 개화하는 데는 역시 10년 정도 있어야 하지 않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