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vs 현대그룹 인수 시나리오에 변동폭 키워
현대건설(164,700원 ▲2,700 +1.67%)인수를 위한 본입찰 마감일인 15일 투자자들의 계산기에 불이 났다. 현대차와 현대그룹간 인수 이후의 상황을 상정해 대응하면서 변동폭이 컸다.
이날 현대건설 주가는 개장 직후 전일 대비 1.9% 상승한 7만4900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들어 5.2% 하락한 6만9700원까지 주저앉았다. 시가총액이 8조원을 넘는 현대건설의 하루 변동폭이 7%를 넘어서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변동폭을 키운 건 현대차 또는 현대그룹 인수 이후의 시나리오였다. 오전만 해도 현대차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대그룹을 압도할 거라는 예상에 의해 현대차그룹 편입을 호재로 인식해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현대그룹이 계열사 자금에 2곳의 외부 투자자까지 더해 총 4조8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현대그룹 인수 확률이 종전보다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승자의 저주'가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외부 투자자들의 정체와 투자 규모, 투자 조건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우에 따라 현대건설 자산 매각과 같은 상황을 우려해 낙폭이 확대됐다. 풋옵션으로 투자를 유치했을 경우 상장이 유력한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등 우량 자산을 처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식이다.
장 마감 직전에는 매수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장 마감 -0.5%까지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시 현대차 인수 가능성에 배팅한 것이다.
증권사들도 현대건설 매매전략에 말을 아끼고 있다. 승자가 누가 되는지, 인수 가격과 자금 조달 방식이 어떤지에 따라 주가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송흥익 연구원은 "확실한 정보가 없어 향후 주가 추이나 대응 전략을 마련할 시점이 못된다"며 "물론 현대건설 자체만 놓고 보면 현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M&A 이후 변수가 많아 의견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그룹이 현대차 비방광고로 활용한 비상장사 합병과 후계구도를 위한 현대건설 인수는 투자자들이 바라는 시나리오 중 하나인 게 사실이며 현대건설 주가에 이 기대도 일정 부분 반영돼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