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강력매수' 외치던 그들은 어디에...

[기자수첩]'강력매수' 외치던 그들은 어디에...

김건우 기자
2010.11.17 07:50

중국원양자원 쇼크에 '꿀먹은 벙어리'

"네 저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주가는 6개월, 1년 뒤를 말하는 것 아닙니까"

편법상장 의혹에 주가가 급락한 중국원양자원유한공사에 난감한 것은 투자자뿐만이 아니다. 중국원양자원은 중국 내수성장 수혜주로 언급되면서 증권사들이 이례적으로 '강력 매수'(Strong Buy)를 제시한 기업이다.

중국원양자원은 국내에서 잡히지 않은 우럭바리 어획을 주력으로 하고,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보인다는 점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았다. 10월 이후 6개의 증권사에서 분석 리포트를 내놓았고 모두 '적극매수' '강력매수'를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가는 16일 종가 8070원에 두 배에 달하는 1만 5000원에서 1만 6500원을 제시했다.

중국원양자원의 주가 급락은 예상치 못한 악재였다.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뒤 주가는 하한가로 급락했고 증권사들은 장래 성장에 대한 믿음이 여전하다며 강력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주주의 명의신탁 의혹이 제기되자 불안감에 매물이 쏟아져 나왔고, 주가는 최근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이제 중국원양자원 쇼크는 진정되는 양상이다. 9일 이후 583만주를 팔았던 기관이 16일 38만주를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매도 규모를 점차 줄이고 있다. 이는주가가 반 토막 나면서 밸류에이션이 생김에 따라 개인들의 매수세가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강력매수'를 외쳤던 증권사들은 어떤 의견도 밝히지 않았다. 증권사들의 움직임을 위해 연구원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돌아온 대답은 안타까움 뿐이었다. 모 연구원은 "리포트를 다시 낼 수도 없고, 안 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시장을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강력매수'를 외쳤던 만큼의 책임은 필요하지 않나라는 아쉬움이 든다. 매일 아침 쏟아지는 리포트의 분석을 보고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하고, 그들은 악재의 순간에 다시 그들의 리포트를 기다린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센터장은 연구원의 자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연구원들이 리포트를 낸 종목을 리스트로 만들어 놉니다. 그리고 장이 안 좋을 때 슬그머니 포트폴리오에서 빼는 사람을 체크해놓죠. 책임을 지는 게 진정한 프로의 자세죠"

내일 아침이면 또 다시 수많은 리포트가 매력 넘치는 문구로 투자자들을 찾아갈 것이다. 자신의 글을 책임을 지는 진정한 프로의 리포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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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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