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속 펀드 자금이탈 속출.."증시영향 제한적..내년 환매둔화" 전망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펀드에선 또 다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가 오를 수록 환매 규모도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1800, 1900포인트 때와 달리 대부분의 펀드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환매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라 대규모 자금이탈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펀드 환매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중론이다. 최근 증시를 움직이는 키는 국내 유동성이 아닌 외부 유동성, 즉 외국인 자금이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오르자 펀드 환매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회복한 지난달 30일부터 현재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5321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특히 최근 7거래일 동안에는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 10일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62조2093억원을 기록 중이다.
펀드 환매가 재차 커지자 투신권은 증시 상승에도 주식을 매수하기보다는 내다파는데 바쁜 실정이다. 이날도 투신권은 코스피, 코스닥을 합쳐 총 180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는 9일 연속, 코스닥에서는 12일 연속 순매도로 이 기간 내다 판 주식만 모두 합쳐 9000억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최근 펀드 자금이탈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펀드 투자자들이 지수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차익실현성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강세장에서 펀드환매가 나타나는 이유는 과거 학습 효과와 심리적 요인이 크다"며 "오르면 내릴 것이라는 과거 경험과 불안감 때문에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연구원 역시 "최근 펀드 환매는 원금회복보다는 차익실현성 환매가 대부분"이라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펀드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2000까지 오른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상승과 함께 펀드 자금이탈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환매규모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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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는 "펀드시장은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차익실현성 환매를 상당 부분 소화했다"며 "앞으로 펀드 환매는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이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맞춰져 있어 지수가 올라도 기대감보단 불안감이 앞서고 있다"며 "그러나 내년 경제 안정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는 등 대세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투자자들이 환매보단 오히려 신규투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펀드 환매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펀드 자금이 꾸준히 이탈하고 있지만 증시 유동성의 핵심인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국내 신규자금 기대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펀드 환매물량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현재 증시의 핵심은 국내 유동성이 아닌 외부 유동성, 즉 외국인 자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2007년말 2000선 때보다 현재 2000은 벨류에이션 부담이 낮아 외국인 자금은 내년 상반기까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따라서 외국인 자금유입 추세가 바뀌지 않는 한 추세상승이 깨지는 일은 없을 것이고, 오히려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하면 외부는 물론 국내 유동성도 유출보다 유입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