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쿠크 이어 파생상품 거래세…'이혜훈 파워'

수쿠크 이어 파생상품 거래세…'이혜훈 파워'

심재현 기자
2011.03.11 14:05

증시 "어수선한 시국에 민감한 시장법안 물타기통과" 반발

지난달 이슬람 채권(수쿠크) 비과세 법안 처리를 앞장서 막아선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의 발의로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자 증시 관계자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법안은 이르면 11일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거래비용 증가로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업계의 우려다.

위험 회피라는 속성상 파생상품은 거래가 잦은 만큼 세율이 낮더라도 거래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식워런트증권(ELW) 헤지 운용을 그만두라는 말이나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등 관련 당국에서도 이런 우려 때문에 그동안 거래세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의원이 지난 2009년 법안을 낸 뒤 1년 반 넘게 법안 처리가 미뤄져온 데도 이런 영향이 적잖았다.

미온적이었던 국회의 태도가 변화된 데는 지난해 11월 '옵션 쇼크'가 계기가 됐다.

도이치증권은 지난해 11월11일 장 마감 동시호가 때 대량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인위적으로 조종, 파생상품에서 큰 이익을 거뒀다. 이후 파생상품 거래에 세금을 물리지 않기 때문에 투기적인 거래가 빈번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었다.

이 의원도 법안 발의 당시 거래세 부과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선·현물 비율을 보더라도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도 거래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주식을 팔 때 거래세가 부과되는 만큼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파생상품에도 거래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9년과 지난해 말에 이어 지난달 또다시 국회 처리가 무산된 수쿠크 법안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특정 자금에 대해 과도한 혜택(비과세)을 주면 공평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수쿠크 비과세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증권업계에서는 외화로 발행된 채권은 모두 면세대상인 만큼 오히려 수쿠크에만 과세하는 게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의 경우도 부당거래에 대해서는 감독규정 강화와 엄중한 처벌로 방지해야 할 문제이지, 시장 자체를 얼어붙게 만들어 문제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발상'의 전형이라는게 증시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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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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