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한달]단가높은 메뉴 감소… "눈칫밥 사라져" 긍정 평가도

지난 4일 찾아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초등학교.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자 조용했던 급식소가 재잘대는 아이들로 가득찼다. 오늘의 메뉴는 보리밥에 된장국, 고기완자, 오이달래무침이다. 아이들은 숟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남산초교는 전교생 226명의 비교적 작은 학교다. 이 중 56명의 아이들이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위한 '중식지원' 대상이다. 변창환 교감은 "50명의 중식지원 대상 학생들 중 1~4학년인 30명은 올해부터 무상급식 덕분에 '공짜밥'을 눈치보지 않고 먹게 됐다"고 말했다.
1학년 권예진(7)양은 "학교 밥이 엄마가 해준 밥보다 맛있다"며 "매일 두 그릇씩 먹는다"고 급식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혜지(10·가명)양은 "스파게티를 제일 좋아하는데 두 달에 한 번밖에 안 나와 항상 손꼽아 기다린다"고 살짝 귀띔했다.
곁에 있던 황경희(53) 영양교사는 "스파게티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메뉴지만 단가가 높아 물가가 오른 요즘은 예전만큼 자주 만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남산초교는 2009년 하반기부터 급식에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재료비가 올라 끼니당 1960원이던 식품비를 2017원으로 50원가량 올렸다.
구청에서 노인배식도우미를 지원받아 인건비를 절약해 식품비 인상분으로 충당했다. 황 교사는 "한우처럼 단가가 높은 재료를 주로 사용하는 갈비탕·소고기낙지볶음 등의 메뉴는 한 달에 한 번에서 두 달에 한 번꼴로 줄였다"고 말했다.
남산초교는 현재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식재료를 납품 받는다. 유통센터가 식자재를 일괄 구매하고 학교는 필요한 만큼 주문해 공급받는 시스템이다. 황 교사는 "시중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재료를 믿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 수가 적은 400여곳의 서울시내 학교들이 유통센터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찬반이 여전히 엇갈린다.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소득이 적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좋은 제도인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반면 1학년 자녀를 둔 서모씨는 "처음에는 찬성했지만 무상급식을 시작한 뒤로 토요일 우유급식이 끊겨 지금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당초 교육청에서 책정한 무상급식 예산에는 토요일에 지급하는 우유의 비용이 포함돼있지 않아 남산초는 기존에 하던 토요우유급식을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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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학부모는 "예전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운영했던 학교의 학습자료지원센터를 올해는 예산이 끊겨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봉사활동으로 맡게 됐다"며 "무상급식 때문에 교육청 예산이 모자라서 그렇다는 얘기가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학교 측은 지난해 교육청으로부터 학습자료지원센터 예산 146만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이 예산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에 올해 자녀를 입학시킨 백모씨도 "물가가 올라 집에서도 장보기가 무서운데 급식에도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무상급식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더 맛있고 좋은 재료를 쓴 급식을 먹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무상급식을 하면서 업무가 급증해 영양교사는 물론 이를 관리하는 교감 등 학교 현장에 부담이 가중돼 정작 신경써야 할 교육과정 검토 등에 소홀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일선 학교에서 친환경 급식과 관련해 텃밭가꾸기도 진행한다는데 담당할 인력이 없어 고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