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공시읽기⑫감자(減資)]
한 때 해외언론으로부터 '한국을 이끌어 갈 차세대 기업'으로 꼽히기까지 했던 저속전기차업체CT&T가 지난 5일 10대1 감자(減資)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6월 정보기술 관련 제조업체 CMS를 통해 어렵게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CT&T가 사업 좌초 위기를 맞아 상장기업으로 존속하기 위해 빼든 마지막 카드였다.
공시에 따르면 CT&T는 보통주 10주를 동일 액면주식 1주로 통합한다. 이에 따라 CT&T의 자본금은 1255억원에서 125억원으로, 발생주식은 2억5096만2477주에서 2509만6247주로 줄어들게 됐다. 장마감후 CT&T의 감자 소식이 발표되자 다음날 장 시작과 동시에 주가는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물론, 극히 예외적으로 우량기업이 회사 소유 재산을 줄이고 그 돈을 주주들에게 나눠 주기 위해 감자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CT&T의 사례에서 보듯이 감자는 위기에 처한 기업이 재무개선을 목적으로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장기업으로선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돼 상장폐지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동원되는 조치이기도 하다.

회사의 운명이 불투명한 상태인데다, 발행주식수 감소로 유동성도 줄어들게 되니 통상 감자가 발표된 이후 주가는 급락하기 마련이다. 감자가 '투자자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감자하면 주식 재산가치도 줄어든다?
실제 감자로 인해 주가가 곧바로 자동적으로 떨어지는건 아니다.
감자가 실시된 후 재상장 될 때 기준이 되는 주가는 ‘매매거래 정지일 주가X감자 비율’이 적용된다. 지난해 감자를 실시한 후 올 초 거래가 재개된 지오멘트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지난해 10대 1 감자를 진행했다. 감자로 주권거래가 정지된 2010년 12월 23일 종가는 351원. 2011년 1월 17일 다시 거래가 시작될 때 기준가는 이 금액의 10배인 3510원이었다.
만일 감자 이전에 100주의 주식을 가지고 있던 주주라면 감자 이전 재산가치는 3만5100원(100주x351원)이고, 감자 이후 재산가치 역시 3만5100원(10주x3510원)이다.
이처럼 감자로 인한 주식가치는 변동이 없지만 감자 후 거래가 재개되면 주가의 방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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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법원의 회사정리계획에 따라 강제로 감자가 실시될 경우 재상장 후 주가는 급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들은 주가급락을 막기 위해 감자와 동시에 액면분할 또는 액면병합과 같은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반면, 재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자를 실시할 경우 자본잠식 위험에서 벗어난다는 기대감과 이후 사업계획에 따라 주가가 급등세를 타기도 한다. 지오멘토의 경우 재상장 시기에 맞춰 타 기업과의 흡수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나흘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총통해 주주 권익보호…새로운 주주도 면밀히 살펴야
감자가 주주의 권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보니 반드시 주주총회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
과거 IMF 외환위기 당시 법정관리 기업들이 감자를 실시할 경우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빠르게 절차가 진행되면서 주주들이 감자 실시 여부에 대해 권리행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처럼 경영진의 부실경영으로 회사가 재무적 위기에 놓이고 결국 감자를 실시하게 상황에선 주주들은 주주총회를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한다.
지난달 10대 1 감자를 결정한 셀런의 주주총회에선 소액 투자자들이 감자를 결의하기에 앞서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을 물으며 사재출연을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감자결의를 위한 주주총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임시주주총회로 옮겨졌다.
회사의 부실을 초래한 경영진의 감자비율을 더 크게 해 책임을 묻는 경우도 있다. 매각작업이 한창인 삼보컴퓨터의 경우 대주주가 횡령 및 신규사업 실패 등의 책임을 지고 10대 1의 감자를 실시키로 한데 반해 일반 주주들은 5대 1의 차등감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감자는 재무적으로 부실한 기업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점에서 기업과 주주에 있어 중요한 결정 사항이다. 따라서 감자 이후 기업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경영개선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롭게 참여하는 주주들도 중요하다.
통산 감자 이후에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기업회생에 나서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참여하는 주주들의 자금 규모나 성격이 향후 재상장 이후 주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부실기업의 경우 채권자의 기존 채권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출자전환'시 전환가격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환가격이 재상장 가격에 크게 못 미칠 경우 자칫 재상장과 동시에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자전환에 참여한 채권단의 경우 일정기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는 조치가 취해지기도 한다.
과거 하이닉스가 감자 후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했을 당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출자전환 주식에 대해 단계적으로 매각제한을 해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