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 등 9개사 애플 이익률 28% 추월…기술력·해외시장이 성공포인트
"단가후려치기? 우린 그런 것 모릅니다. 기술력이 있으니까요."(코스닥 E사)
"삼성에서 달라고 하면 팔긴 팔죠. 그래도 우리의 주력시장은 해외입니다."(코스닥 A사)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이 사회적 화두로 부상할 정도로 국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관계는 여전히 '수평' 보다는 '수직'에 가깝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겁없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중소기업들도 있다.
1000여개 코스닥 상장사중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제조업체중에서 가장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애플의 지난해 실적 28%를 훌쩍 앞서는 제조업체들이 9개나 된다.
이들 제조업체들은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최대 39%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일궈냈다.
◆굴뚝도 이젠 고수익분야
7일 머니투데이가 코스닥상장사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률 상위 30위권에는 전통적인 고부가가치 분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게임, 바이오업체를 비롯해 지주사, 투자사 등이 19개로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리노공업, OCI머티리얼즈, 나노신소재, 아이앤씨, 이엠엘에스아이, 에이에스티젯텍, 아이에스씨 등 9개사가 영업이익률 28%를 넘어섰다. 이들 9개사와 고영테크놀로지, 엘엠에스를 포함, 11개 제조업체가 코스닥 영업이익률 상위 30위권에 포함됐다.
반도체 검사용 핀 등을 제조하는 리노공업이 지난해 매출 565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 코스닥 제조업체중에서는 가장 높은 38.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상위권에 포진한 제조업체들은 차별화된 기술경쟁력과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공통된 특성을 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시황까지 뒷받침되면서 영업이익율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기술력은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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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이 월등하다는 특성을 보였다. 고영테크놀로지는 세계 3차원 검사장비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기술력이 3~4년이 앞서있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가 경쟁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영은 지난해 매출 712억원, 영업이익 188억원을 달성, 영업이익률 26.4%를 기록했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도 국내 누적판매대수 3000만대를 넘어선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에 탑재되는 전용칩시장의 80%를 점유하며 지난해 30.8%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대비 절반수준의 칩크기 등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에스티젯텍은 반도체용 세정장비제조분야에서 다수의 특허와 기술력을 확보,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8.6%에 달했다. 위폐감별기 업체인 에스비엠도 경쟁사 대비 3년 이상 먼저 시장에 뛰어들면서 확보한 기술력과 원가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지난해 34.8%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가 고영업이익률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비좁은 국내 벗어나 해외로
이들 기업의 대다수는 또한 비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을 무대로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아예 매출의 전체를 해외에서 올리는 기업도 있다.
에이에스티젯텍는 지난해 매출 225억원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이 80%다. 에이에스티짓텍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에서도 주문이 들어오면 판매를 한다”면서도 "주요 거래선은 해외 패키징업체"라고 강조했다.
태양광발전 소재를 판매하는 나노신소재도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과는 거래실적이 없다. 미국 등 해외수주 비중이 90%에 달하며, 지난해 31%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34.8%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위폐감별기업체인 에스비엠은 매출의 99%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위폐 비율이 높은 러시아가 매출의 40% 차지한다”고 말했다.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인 인터로조도 수출비중이 82%에 달하며, 일본에 이어 중국 등으로 해외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 업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무려 37%에 달한다.
국내 대기업 협력업체에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해외시장을 두드려 성장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국내 대기업들과의 거래에서는 '상생'이나 '동반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단가인하 압력이 상당한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 메이저 업체를 대상으로 납품할 경우 조건이 좋지만, 차별화된 기술이 있어야만 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대기업 협력업체를 빼면 변변한 중소기업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수출 중심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하는데 좀더 정책적 노력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