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빈 자리를 메워 줄 기관의 공백이 더 커 보이는 때다. 특히 투신권의 이탈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3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2080~2090선을 맴돌고 있다. 최근 고점 대비 2~3%의 조정을 받은 셈이다.
이날 오전 11시50분 현재 외국인은 890억원을 순매도, 이틀째 매도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 역시 투신권을 중심으로 총 644억원의 순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지난 2~3월 조정당시 외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을 때와 사뭇 다르다.
당시만 해도 투신권에는 연기금이나 우정사업본부의 위탁자금이 들어온데다 개인의 펀드환매가 급감한 덕에 기관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외국인이 빠져나간 구멍을 기관이 막아줄 여력이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경우는 대내외 환경이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다. 쉴 새 없이 오른 코스피지수에 대한 부담감에 개인자금의 펀드이탈이 가속화됐고 투신권에서는 계속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매일 2400억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유가도 2년반만에 최고 수준에 달해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실적가이던스가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신권에 '실탄'이 넘쳐나는 때는 상승장세에 대한 개인들의 자신감이 팽배해 있을 때"라며 "현재 대내외 환경을 보면 투신 등 기관에서 순매수 흐름이 나올 여지가 적다"고 말했다.
당분간 유동성 위축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옵션만기일의 충격이 얼마나 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고점도달에 따른 환매물량이 나오는 등 심리적으로 우호적 환경이 아니다"라며 "지수레벨이 좀 더 낮아지는 때가 돼야 펀드이탈이 진정되는 등 유동성 위축현상이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외국인 이탈이 옵션만기일을 계기로 진정되면서 유동성 악화에 따른 조정은 잠시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증권은 "조정의 직접적 원인은 펀더멘털 훼손 때문이 아니라 일시적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이라며 "이번 조정은 제한적 조정에 그치고 수급불균형의 분기점은 옵션만기일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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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외국인·기관의 매도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져나오는 곳은 건설, 증권 등 업종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건설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1.57%, 증권업종지수는 1.79%씩 각각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