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펀드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아이유'펀드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임상연 기자
2011.04.20 15:10

[임상연의 머니로드]

'이지은, 최승현, 김도진, 김태평.' 이름만 들으면 누군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다.

이지은은 3단 고음으로 오빠부대를 장렬하게 전사시킨 '아이유', 최승현은 무적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T.O.P)', 김도진은 시시한 아저씨를 백마 탄 왕자로 만들어버린 '원빈', 김태평은 해병대를 드라마 세트장으로 만들어 버린 '현빈'의 본명이다. 하지만 우리들에겐 이들의 본명보다는 예명이 더 익숙하다.

연예인들이 예명을 쓰는 이유는 각양각색이지만 목적은 하나다. 대중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고, 각인되기 위해서다. 일종의 마케팅인 셈이다.

연예인들만 작명에 힘쓰는 것은 아니다. 요새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개명을 위한 작명이 유행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이름을 고치게 해달라고 신청한 사람이 84만4000명에 달했다. 국민 50명 가운데 1명꼴로 개명을 시도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대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름을 바꾼 사람이 총 15만8925명에 달하는 등 그야말로 '개명(改名)천지'다.

최근엔 펀드시장에도 개명과 작명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이름을 바꾼 펀드는 19개(클래스펀드 제외)에 달한다. 지난 한 해 동안에도 40개의 펀드가 이름을 바꿨다.

독특한 이름의 펀드들도 잇따르고 있다. 키움자산운용이 최근 선보인 '작은거인펀드', '멍텅구리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작은거인펀드'는 시장점유율 50% 이상인 중소형 상장사에 투자한다고 해서 붙여졌고, '멍텅구리펀드'는 우량주이지만 오랫동안 소외된 종목들에 집중 투자한다고 해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밖에 '천하제일펀드', '슈퍼스타펀드', '아이슈타인펀드', '슈퍼뷰티펀드', '챔피언펀드' 등 얼핏 들으면 영화나 드라마 제목 같은 펀드명도 많다.

펀드가 이름을 바꾸고, 독특한 이름을 붙이는 것 역시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의도다. 비슷비슷한 펀드가 매년 수 백 개씩 쏟아지는 국내 펀드시장의 현실을 생각하면 그럴 법도 하다.

실제 국내 펀드시장에서는 지난 한 해만 562개에 달하는 공모펀드가 출시됐다. 올 들어서도 이미 219개가 쏟아졌다. 영업일 기준으로 매일 2개 이상의 신규 공모펀드가 출시된 것으로 좀 더 튀지 않고는 묻히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름을 바꾸고, 독특한 이름을 가진다고 모든 사람의 운명이 바뀌는 것은 아닌 것처럼 펀드도 개명과 작명으로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대다수는 잠깐 반짝였다가 이름만 화려한 펀드로 투자자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펀드의 본질, 즉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지속 가능한 수익률을 올리지 못한 탓이다.

본질을 벗어난 화려함은 겉치레에 불과하다. 아이유가 어린나이에 스타가 된 것도 '이지은의 뛰어난 가창력'이란 가수의 본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이름을 짓기 전에, 투자자들은 펀드 가입 전에 펀드의 이름과 본질, 즉 정명(正名)이 맞는지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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