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지시 있었나? 재계 반발 정책 급브레이크

MB 지시 있었나? 재계 반발 정책 급브레이크

진상현 전혜영 유영호 기자
2011.04.29 17:31

공정위원장, 연기금 주주권 강화 부정적 발언··· 동반성장위 시장규모 제한 철회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 각종 정부 정책 집행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친시장' 원칙을 분명히 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29일 연기금 주주권 행사와 관련, 정부의 지나친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대기업의 관료화, 공적 기능 약화를 견제하기 위해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자고 제안한 후 나온 정부 고위관계자의 첫 공개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시장경제 원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범위에서 행사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시장경제 원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다만 "기업이 본래 설립목적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지 감시자의 역할도 필요하다"며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앞으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수석비서관들과의 티타임에서 '친시장'이라는 흔들림 없는 국정 운영 기조를 강조한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재계 오해를 바로 잡겠다는 청와대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위원회도 이날 중소기업 적합업종 및 품목 선정기준에서 논란이 됐던 시장규모를 제외하기로 했다. 앞서 22일 공청회에서 가이드라인을 공개한지 불과 1주일 만이다.

동반성장위는 서울 반포동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제6차 전체회의에서 시장규모 제한 없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을 받기로 결정했다. 당초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 대상을 시장규모(출하량) 1000억~1조5000억 원으로 제한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서 반발하자 이를 철회한 것이다. 대기업계는 시장규모 상한선을 '5500억원 이하'로 낮춰줄 것을 요구했고, 중소기업계는 이에 맞서 상한선을 오히려 3조~5조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섣불리 가이드라인을 강행해 논란을 확산하기보다는 일단 논란을 잠재우는 것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개별 적합업종 및 품목 발표가 예정된 8월까지 3개월여의 시간이 남은 만큼 시간을 갖고 양측을 설득하는 편이 실익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불필요한 기업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경제 이슈가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보다 이념적인 사안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만큼 매사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오는 3일 청와대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경제5단체장을 직접 만난다.

청와대 관계자는 "친시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게 뭔지, 재계 대표 인사들을 만나 직접 설명함으로써 일각의 혼선을 해소하고 공감을 끌어내겠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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