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약인가 독인가4-끝]독립 운용사 설립, 프라임브로커리지 공략 등 전략 다양
수조원 규모의 헤지펀드 시장 선점을 위한 증권업계의 '총성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당장은 '큰 손' 고객을 대상으로 재간접형 헤지펀드 판매에 주력하고 있지만 오는 7월 입법예고가 되면 세부적인 방향을 잡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벌써부터 일부 증권사는 기존 운용부서를 밖으로 떼어내 직접 운용에 나서기로 결정했고, 다른 한편으론 헤지펀드 업무를 지원하는 프라임 브로커지리 전략 세우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큰 손 고객 잡아라
'한국형 헤지펀드' 방안이 골격을 잡기까지는 국내 증권사들은 재간접형 헤지펀드 판매로 시장에 발을 들여 놓고 있다.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로 고액 자산가를 끌어들이고 있다.
미래애셋증권은 지난해 8월 판매를 시작해 판매잔고가 1000억원에 육박(991억원)했다. 글로벌CTA증권자투자신탁H의 경우 주로 CTA전략을 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이후 총 4개의 헤지펀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판매액은 총 572억원이다. 사모형에 주력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공모형 해외 재간접헤지펀드를 내놓아 일반 투자자도 접근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대우증권의 누적 판매잔고는 82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내놓은 펀드로는 트러스톤다이나믹, 한국골디락스 1호, KDB 골디락스 1~5호 등이다. 선물추종매매(CTA) 뿐 아니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10개 헤지펀드를 판매중인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CTA 뿐 아니라 이벤트 드리븐, 글로벌 매크로 등 3가지 운용 전략을 섞은 펀드를 내놨다. 매달 1~2개를 내놓고 있으며, 조만간 공모형 펀드도 판매해 일반 투자자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이 밖에 동양종금증권는 9개 헤지펀드를 팔고 있으며, 판매 잔고가 200억원에 달한다. 후발 주자인 한화증권도 2분기 말 경 첫 상품을 내놓는다.

◇"스핀오프로 직접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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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재간접펀드 판매보다 궁극적으로 헤지펀드 운용에 눈독 들인다. 직접 운용이냐, 스핀오프(사내분사, Spin-off)를 통한 운용이냐, 아니면 계열 운용사를 통한 아웃소싱이냐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구체적인 골격이 나올 때까진 방향성을 잡기 쉽지 않다. 당국이 프라임 브로커리지와 헤지펀드 운용을 동시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운용부서를 자회사로 떼 내는 '스핀오프'가 유력하다.
우리투자증권은 트레이딩부서 일부를 떼어 내 회사형 헤지펀드를 만들 계획을 잡았다. 이미 전문 인력 6~7명을 뽑아 놓아 놓은 상태다. 초기에는 차익거래 전략을 이용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대우증권도 프롭트레이딩(Prop trading) 부서를 분리,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2년전부터 프롭트레이딩 부서에서 롱숏 등 헤지펀드 전략을 구사한 전력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직접운용할지, 스핀오프할지, 아웃소싱 할지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고 가급적 모두하고 싶은 게 속마음"이라며 "정확한 결정은 입법예고 후에 내릴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롱 전략을 펴는 전통적인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의 운용 철학, 조직구조, 평가 방법이 많이 다르다"면서 "시장 상황을 보면서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 설립이 필요하다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라임브로커리지로 한국판 골드만삭스
증권사가 헤지펀드 시장에서 알짜수익을 내는 길은 프라임 브로커리지다. 단적으로 골드만삭스나 JP모간도 프라임 브로커지리 수익을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주식을 빌려주는 대차, 레버리지를 위해 돈을 빌려주는 자금공여가 업무의 40%, 3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자산 보관관리, 청산/결제 등이다. 증권사별로는 올 초부터 관련부서 인력을 늘려 6~8명을 배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년 전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고, 국제영업부에서 일부 주식 대차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 확대에 대비해 부서별 담당자를 뽑아 비공식 TF팀도 운영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8년 PBS팀(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팀)을 만들었으며, 지난해 9월 GIS(Global Investor Services)본부를 신설, 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를 강화했다. 올해 2월에 프라임브로커리지실로 승격시켰다.
현대증권은 일찌감치 대차거래 서비스 특허권을 따 놨다. 기관이 아닌 개인 고객에게 주식을 빌려 대차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것. 프로임 브로커리지 확대를 기대한 포석으로 특허권은 2029년 11월까지다.
최영진 현대증권 금융팀장은 "지금까지는 CTA 전략을 구사하는 자산운용사나 해외 기관에 서비스를 했지만 앞으론 얘기가 달라진다"면서 "프라임브로커지 업무에 대한 사항과 헤지펀드 스핀오프 방안 등은 '추진단'이 꾸려지면 5월 중순 경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정 수준 이상 자본금을 보유한 증권사에만 프라임 브로커 자격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리테일 대차 뿐 아니라 그룹사 물량으로 주식대차, 채권대차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은 은행, 보험사 등 계열사나 지주사를 끼고 있는 증권사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