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증시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13일 한국은행이 예상 밖의 금리 동결을 선택했지만 외국인의 투매 속에 증시는 연 이틀 약세를 보였다. 장 후반 기관이 사자세로 전환한 후 낙폭이 줄어들며 다음주 자신감 회복에 대한 문을 열어둔 게 그나마 소득이다.
국내 증시에 대해 순매수세를 이어가던 외국인 자금은 최근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12일 약 1조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6400억원 가까운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 하순 이후 열흘 이상 순매수 행진을 벌이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시장에선 5월 옵션만기일인 12일보다 이날의 외국인 자금 동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전일 만기일 영향이 없는 비차익거래를 통해서도 외국인 물량이 6000억원 출회됐던 것과 관련, 이날 비차익거래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에 대해 촉각을 기울였다. 선물·옵션과 관련 없이 15개 종목 이상의 많은 주식을 한꺼번에 팔 때 이용하는 비차익거래는 원/달러 환율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 비차익거래로는 2156억원의 매물이 출회됐다. 이로써 비차익거래는 사흘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날 비차익거래 매물은 5700억원이 나왔던 전일의 절반 이하지만 무시 못 할 수준이다. 전량을 외국인 거래로 보긴 힘들지만 상당 부분은 외국인의 몫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통위가 환율 동결을 선택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상승세(달러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7원 오른 1086.8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는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인한 수급 곤란과 함께 원유 등 주요 상품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등으로 이어져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기 둔화 우려, 중국의 긴축 움직임, 유럽의 재정 불안 등 변동성 요인들이 여전한 만큼 단기적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글로벌 자금의 이탈 흐름이 연장될 수 있다"며 달러가 강세를 지속할 경우, 유동성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오 팀장은 그러나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종료 시점인 다음달을 앞두고 달러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순 있지만 하반기 미국 재정긴축 이슈가 부각될 경우, 달러 가치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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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팀장은 또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동안 외국인 매매가 단기 차익실현에 주력할 것이라며 한동안 외국인의 비차익 매도 움직임이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상품시장의 변동성 축소 이후 글로벌 투기자금의 이동 방향이나 규모, 시기 등을 점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일본으로 자금이 일부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토요타 등 주요 기업들의 정상화 시점이 빠르다는 점과 증시 등 일본 증시가 저평가 국면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 일본으로의 글로벌 자금 선회를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하지만 원전 리스크 등 일본의 불안 요인은 여전하고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한국 업체들과 재격돌하기에도 이른 감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아직은 일본 시장이 한국을 대체하기 어렵고 우리 증시의 매력이 재차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