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닷새 만에 웃었다. 무엇보다 옵션만기일 직전 변동성 확대 우려 속에 일궈낸 반등이란 점이 반갑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7.46포인트(1.28%) 오른 2166.63으로 마감했다. 지난 2일 2220선을 넘은 후 나흘 동안 후퇴한 90포인트 중 1/3만을 회복했을 뿐이지만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5000억원 가까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직전 거래일인 9일에도 비차익거래만 6000억원 등 550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왔지만 코스피지수는 8포인트 후퇴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 투신권 매수, 수급 단비 될까
성급한 판단이긴 하지만 지난 이틀만 보면 개인과 기관, 외국인 모두 저가 매수를 위주로 보다 활발하게 시장에 접근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 반등을 이끈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 강세는 투신권이 중심이 된 기관이 만들어냈다. 개인과 외국인은 화학업종과 운송장비업종에 대해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인 반면 기관은 투신권의 주도 하에 이들 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아울러 외국인과 기관은 전기전자(IT) 업종에 대해선 선별적인 매수 움직임을 보였다. 외국인은 하이닉스를 사고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를 판 반면 기관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하이닉스를 팔았다. 한편 개인은 이날 삼성전자, LG화학 등을 주로 사들였다. LG전자와 호남석유, 하이닉스 등에 대해선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아직 주도주가 정유화학, 자동차에서 IT, 금융 등으로 확대되는 순환매 양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거듭되는 펀드 환매에 '팔자'에만 몰두하던 투신권이 매수에 나서면서 증시 수급에 윤활유가 되는 분위기다.
투신권은 지난 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순매수 규모도 6일 361억원, 9일 1414억원, 11일 1908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달 이상 매도에 전념하던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3월21일~5월4일 33거래일 동안 투신권이 순매도에 나선 적은 단 한차례에 불과했으며 매수 규모도 140억원에 그쳤다. 이 기간 투신권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6조2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았다.
◇ '부담 이미 해소' 무난한 만기일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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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부담이 크게 희석된 덕분에 옵션만기일을 맞는 12일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9일과 이날 이틀 동안 프로그램 매매에서 차익거래를 통해 9000억원 가까운 매물을 털어낸 터라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옵션만기가 시장에 큰 부담이 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틀 동안 차익거래 매물이 약 9000억원 나왔고 그 덕에 만기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옵션만기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옵션만기일이 변동성 확대라는 점 말곤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해외 시장이 안정적이고 자동차, 화학, 조선 등 주도주에 변화가 없다"며 "이번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던 유가 등 상품가 급락을 추세가 아닌 일시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증시 방향성과 주도주 강세 등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심리와 상품가격 회복에 따른 불안 극복이 반등의 원동력이 됐다"면서 "(옵션만기) 물량 부담은 상당 수준 털어냈고 내일 만기보다 13일 금리 인상이 더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팀장은 "그러나 미국 양적완화와 상품가, 달러 가치. 그리스 불안, 중국 긴축 등 글로벌 불안 요인이 여전한 데다 대내적 상승 모멘텀도 아직 부각되지 않고 있다"며 증시가 한동안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