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거시경제 지표 악화로 폭락한 가운데서도 한국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2일 오전 11시00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7.53포인트(0.82%) 내린 2123.81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거시경제 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는 충격에 투매물량이 쏟아지며 2% 이상 급락했고 나스닥지수, S&P500지수도 각각 2.33%, 2.28% 하락마감했다. 미국경기에 대한 우려에 그리스에 대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는 소식도 더해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증시 역시 동반 급락마감했다.
한국증시도 초반에는 대외발 쇼크에 급락하는 모양새였다. 개장과 함께 42.97포인트 내리며 2100선을 내줬던 코스피지수는 금세 2100을 회복하다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줄였다.
시장이 이처럼 선방하는 배경에는 의연한 외국인들의 매매행태가 눈에 띈다. 이 시간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242억원을 순매도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지수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341계약에 불과하다.
외국인 매매행태에 대해서는 전날 불거진 악재들이 이미 노출된 악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일단 매를 미리 맞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달에만 외국인 매도규모가 2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때 이미 미국·중국 등 주요2개국의 경기모멘텀 둔화 변수도 반영됐다는 말이다.
김성봉 팀장은 "일본 대지진 여파로 미국 산업생산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부분"이라며 "6~7월부터는 소프트패치를 벗어나 가시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보다 한국기업들의 시장점유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특별히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 악화에 따른 총수요 둔화 우려보다 한국기업들의 시장점유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기 때문에 시장이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팀장은 "이미 자동차의 경우에 나타났던 것처럼 미국 자동차 시장이 줄었음에도 한국 기업의 판매량은 되레 늘었다"며 "일본 대지진으로 수혜를 보는 섹터 중심으로 되레 반등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그리스와 달리 미국은 경제지표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 재차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나라"라며 "미국이 다시 부양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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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국인 자금의 동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봉 팀장은 "5월에 상당부분 물량을 줄여둔 상태여서 공격적 매도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오늘 밤 미국·유럽증시가 또 다시 급락한다면 추가 매물이 나올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코스피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9.6배로 줄어드는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데다 핵심 주도주들의 실적개선 연속성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외부불확실성과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외국인 이탈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운송장비, 화학 등에 대한 매도세가 감지됐다"며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